지난 23일 새벽 3시30분 벌어진 우리나라와 나이지리아의 2010 남아공 월드컵 B조 예선 3차전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접전 끝에 2-2 무승부로 비기면서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에 진출했다. 밤잠을 설쳐가며 응원하던 시·도민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태극전사들의 멋진 활약은 일상에 지친 우리에게 통쾌함을 안겨줬다. 구직난·적자·영업 부진·어려운 가정 살림 등 모든 것을 잊게 했다. 8강행 티켓을 놓고 우루과이와 일전(一戰)을 벌인 26일 밤 11시.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나온 시·도민들은 태극전사들을 또다시 응원했다.

전·후반 90분간 혈전을 벌인 결과, 스코어는 1-2 패배. 8강행 좌절이었다. 하지만, 시·도민들은 90분간 포기하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붉은악마들은 “괜찮아! 괜찮아”를 연발하며 그들을 따뜻하게 다독여 줬다.

언론·인터넷 등 정보를 접하는 창구마다 칭찬 일색이었다. 안티마저 없었다. 우리는 태극전사들의 플레이 속에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승리할 수 있다는 ‘용기와 신념,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의 마음을 엮어주고 뜨겁게 하며 에너지를 응집시켜준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한마음 한뜻으로 화합, 위기 극복을 해왔다.

지난 1997년 우리나라가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국제 통화 기금)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초유의 사태에 직면해 있을 당시, 박세리 선수가 악전고투 끝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우리도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용기를 심어주었다.

결국, IMF 조기졸업을 하면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장기 불황으로 경기가 어렵다. 광주시민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너무 움츠러들 필요까지는 없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희망을 저버리지 않으면 좋은 날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5년 후에 광주에서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가 개최된다. 공무원·시민·관련 단체들은 각자 자리에서 경기운영과 국제협력·교통·안전·기초질서 지키기 등 노력하고 있다.

지금처럼 우리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준비를 잘한다면 스포츠를 통한 위기 극복의 사례와 같이 실의에 빠진 광주 경제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

2010 남아공 포트 엘리자베스(Port Elizabeth)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희망의 꽃을 피운 태극전사들. 그들로 인해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꿈을 다시금 꿀 수 있게 됐다.

삶은 때로 우리를 절망의 늪으로 인도한다.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하자. 우리는 꿈 꿀 수 있으며, 또한 이겨낼 수 있다.

/김환식 바르게살기 운동 광주시협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