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0주년 행사로 부산했던 5월 광주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지난 5월15일, “아이 건강과 지구를 살리는 완전한 밥상”이라는 주제로 광주 최초로 채식 국제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밥상과 건강, 기후변화와 먹을거리에 대한 이해와 함께 대만의 ‘정부와 NGO가 함께하는 채식급식운동’ 사례를 선보였다.

첫째, 채식급식은 우리 아이들의 건강을 살릴 수 있다. 요즘 아토피와 성인병, 바이러스 등 성인은 물론, 아이들의 비만과 질병이 심각하다. 햄버거·피자·프라이드 치킨·소시지·햄·콜라·아이스크림 등 정크 푸드는 아이들이 식탁에 자주 오르길 바라는 후보이면서 ‘엄마를 편하게 해주는(?) 음식’이지만, 이들은 지방과 칼로리가 지나치게 높은 음식이며 질병예방과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소가 빠져있다. 반면, 잡곡밥·김치·된장국·두부·나물·해조류로 대표되는 ‘유기농 채식 식단’은 아이들의 질병 예방과 비만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둘째, 채식급식은 우리가 사는 지구를 살릴 수 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공장형 축산’이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 1.5평의 숲이 사라지고 동물사육으로 인해 매년 남한 땅 크기의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는 ‘기후변화’하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자동차를 가장 큰 문제로 알고 있지만, 더 심각한 문제는 공장형 축산에서 배출하는 메탄가스다. 채식급식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는 빠르고 쉬운 대안이다. 광주시가 ‘기후변화대응 녹색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초록밥상으로 학교와 가정에서부터 환경을 지킬 수 있는 실천이 필요하다.

셋째, 채식급식은 우리가 사는 지역의 농업을 살릴 수 있다. 채식은 야채 뿐만 아니라, 채소인 밀과 콩으로 만든 고기도 있다. 콩고기와 밀고기는 이제 유명하다. 전남 무안에서는 친환경 쌀을 재료로 ‘쌀고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쌀의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고 비축미가 남아도는 심각한 쌀 생산위기 상황에서 쌀고기는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면서도 농부의 쌀소비를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렇듯 채식급식은 아이들의 건강과 아파하는 지구, 힘든 지역농업경제를 살리는 일석 삼조의 역할을 한다.

채식 식단은 국내외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벨기에 헨트시를 비롯해 한국에서도 SK건설과 마산시, 강원 병무청, 서울대학교 등이 친환경 식단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제주에 이어 수도권 어린이집 등에서는 이미 진행하고 있는 등 우리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높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으로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광주에서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친환경 급식이 제공되도록 어른들이 힘써야 한다. 관공서와 대학교, 병원, 기업 등 단체급식시설로 확산돼 채식이 생활이 되는 생태문화도시를 만들어갔으면 한다.

지난 5월에 출범한 ‘초록세상을 위한 희망급식연대’는 ‘주1회 유기농 완전채식 학교급식과 선택 급식제’를 도입을 중심으로 한 ‘주1회 채식 캠페인’을 통해 광주에서 소박한 밥상혁명을 시작하고 있다.

30도가 넘어가는 6월의 오늘, 지구의 온난화를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손쉬운 실천법 ‘채식’을 일주일에 한번이라도 해보는 게 어떨까.

/박필순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처장·초록급식연대 집행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