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 의회가 똑같은 사안에 대해 특별조사위원회 가동에 나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행부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여론이 높다.

군 의회는 지난해 완도군이 추진했던 후코이단 수산보조사업과 관련, 특위를 구성해 무려 4개월 동안 진상조사를 벌인데 이어 또다시 특위를 만들어 이 사업을 조사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어 군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군 의회는 이달 초 제 181회 임시회를 진행하면서 후코이단 특위 구성안을 통과시켰다. 사업관련 책임자를 색출하고 향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특위를 구성, 내년 2월 말까지 운영하자는 의견이었다. 이에 따라 회기 마지막날인 11일 김모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특위를 전격 구성했다.

후코이단 수산보조사업은 국비와 지방비를 포함해 30억원의 사업비를 지원, 해조류에서 추출한 후코이단이라는 항암물질을 판매해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그러나 군이 보조사업체로 선정한 모 업체가 지원금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의회가 특위 차원에서 조사에 나선 것이다.

사건은 경찰과 검찰수사로 이어졌고, 결국 지법·고법을 거쳐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군 의회의 ‘재탕 특위’ 구성과 관련, 군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법원이 지원금에 대한 적법한 사용 여부를 판단하고 있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의회가 지난해와 비슷한 성격의 특위를 구성한 것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집행부의 발목을 잡자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얘기다.

군 의회가 집행부에 대한 준엄한 감시와 함께 지역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를 하는 활동에 대해 군민 누구 하나 태클을 걸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일부의 이익만을 대변해 정쟁을 일삼는다면 의회는 물론 지자체의 발전을 기약하기란 불가능하다.

군 의회는 이제부터라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활동을 통해 군민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정은조 사회2부 완도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