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소동을 뚫고 집권에 성공한 이명박정부는 어느 정도 믿을만할까? 이미 ‘식상한’ 얘기가 되었지만 우선 후보시절의 대표적인 7·4·7 공약을 보자. 연평균 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의 구호는 이미 마이너스 경제성장에 1만 달러 대의 국민소득으로 실제로는 정반대의 U턴 공약이 되고 말았다.

200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교수는 그의 저서 ‘대폭로’에서 부시 정권을 혁명적 세력으로 규정하고 부시 집권의 특징을 주식시장 하락, 기업 스캔들, 에너지 위기, 환경악화, 예산적자와 경기침체, 테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쟁을 들고 있다. 또한, 부시정권 즉 미국의 급진우익(네오콘)은 지배력을 이용해 모든 것을 바꾼다고 폭로하고 있다. 부시와 네오콘을 연구·모방하여 집권한 이명박정권은 ABC(Anything But Clinton)구호를 본뜬 ABR(Anything But Roh) 선거구호부터 시작하여 집권과정과 정책수행이 철저하게 부시와 네오콘을 닮았다. 이명박정권과 신자유주의를 이해하려면 부시와 네오콘을 연구하면 될 정도이다.

폴 크루그먼교수는 부시와 네오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규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첫째, 겉으로 내놓는 주장을 액면 그대로 믿지 말라는 것이다. 백악관 보좌관조차 기사화를 전제로 할 때에는 이렇게 말했다가 비보도를 전제로 할 때에는 정반대로 말하면서도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둘째, 숨겨진 진짜 목표를 찾아내라. 세금인하가 일자리 창출 전략이라 선전했지만 진짜 목표는 경제성장이 아닌 네오콘이 주장하는 자본에 대한 과세를 없애는 것이다. 또한, 현재 삼림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목재업계 로비스트라면 ‘건강한 숲’ 계획이 나무를 더 많이 잘라낼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은 쉽게 알아낼 수 있다.

셋째, 잘못이 드러나도 책임지는 일은 없다. 내무차관의

으로 임명된 석탄산업계 로비스트 스티븐 그라일즈가 에너지탐사분쟁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지만 임기 동안 교체되지 않았다. 이미 망한 엔론사 임원 토마스 화이트는 거꾸로 육군장관에 임명된다. 무엇보다 대통령과 부통령 모두

누가 보더라도 의심스러운 사업상 경력에 대해 일반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넷째, 혁명적 세력은 비판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고 무조건 공격한다. 오직 절대적인 안전(반대세력의 무력화, 노 전 대통령의 자살 같은?)만이 충분한 보증으로 간주된다.

다섯째, 혁명적 세력의 목표에는 끝이 없다. 세금인하가 단지 조세제도의 누진성을 낮추는 정도라고 믿지 말라. 어쩌면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는 조세제도로 우리를 몰아갈지도 모른다. 대량살상무기나 오사마 빈 라덴이 없어도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된다. 우익의 야망이 어디쯤에서 멈출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정운찬 총리 후보의 첫 일성이 이명박 대통령과는 중도와 실용으로 서로 입장이 같다고 말했다 한다. 부시와 네오콘의 판박이 이명박정부가 중도와 실용이라고? 이미 미국을 파국으로 이끈 부시를 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믿지 말라.

/김상집 참여자치 21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