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무등경기장 안팎이 손님맞이 준비로 분주하다.

25일 광주에서는 프로야구의 큰 잔치인 올스타전이 개최된다. 지난 1998년 광주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이후 11년만이다.

그동안 한국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탄탄한 실력을 발휘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11년이라는 시간 동안 광주의 야구 인프라는 뒷걸음질만 치고 있다.

11년 전과 변함없는, 아니 오히려 더 낡아 버린 무등경기장이 프로야구 ‘별중의 별’과 8개 구단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1965년 문을 연 무등경기장 1층에는 여자화장실 자체가 없다. 1천200석 규모의 지정석에도 여자 화장실은 단 4칸밖에 없다. 관람석도 비좁기는 마찬가지다.

무등경기장의 최대 수용규모는 600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경기장 주변 천변로는 대형 주차장으로 변한다.

그라운드 상황도 열악하기 그지 없다. 불펜이 따로 마련되지 않아 선수들은 파울볼의 위험을 무릅쓰고 경기장 한쪽에서 몸을 풀어야 한다.

지난해 무등경기장은 최신식 인조잔디로 교체됐지만 이것도 말 그대로 인조잔디일 뿐이다. 또 많은 경기가 진행되면서 그나마 상태도 온전치 않다.

광주에는 마땅한 보조구장 하나 없어 이곳에서 프로야구 1·2군과 초·중·고 아마야구는 물론 생활체육팀들의 경기까지 모두 열린다. 지난해만 무등경기장에서 317경기가 진행됐다.

22일까지 무등경기장에는 34만9천934명의 야구팬이 다녀 갔다. 광주 시민의 25%에 이르는 사람이 경기장을 찾은 셈이다.

여가생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야구라는 취미 생활을 위해 기꺼이 시간과 돈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낙후된 경기장은 광주를 찾으려는 이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있다.

강원도를 비롯한 15개 시·도가 프로축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약속했던 축구단 창단 작업이 불발에 그치면서 프로축구 광주 상무는 잠시 들리는 손님과 같은 존재가 됐다. 배구·농구도 광주와는 거리가 멀다. KIA 타이거즈만이 광주의 유일한 프로 스포츠이지만 이마저도 시민들은 편하게 즐길 수가 없다.

올스타전을 앞두고 광주의 야구장 신축이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광주시는 늦어도 10월까지는 야구장 신축에 대한 답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그동안 공약(空約) 에 그쳤던 야구장 신축 공약(公約)에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이번 프로야구 큰 잔치를 지역 야구인프라 업그레이드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절실하다 .

/김여울 체육부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