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장흥군수 재선거 열기가 뜨겁다. 행정가 출신 백모, 이모씨와 전직 도의원을 지낸 김모씨 등 3∼4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선거로 보면 장흥군의 자립도는 전국 최하위권이어서 가난한 살림살이에는 할 일이 많다는 ‘빈즉다사(貧則多事)’인 셈이다.
그런데 이번 재선거 역시 씨족 선거판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문림의향’의 대표적 고장인 장흥은 일부 문중의 응집력이 유독 강해 선거 때마다 큰 영향력을 미쳐왔다. 지난 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씨족간 대립으로 인한 갈등은 지역사회 큰 병폐로 남아 있다.
최근 중앙부처 차관과 공기업 사장 등의 화려한 경력을 지닌 A씨가 모 정당의 영입제의를 받고도 혈연과 인지도 한계에 부딪혀 사실상 출마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전직 군수가 군수직을 잃은 이후에도 군청 실·과장 및 읍·면장, 퇴직 공무원과 잇단 모임을 가진데 이어 특정 출마예정자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장흥군은 지금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중대한 선택을 해야할 시점에 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 돼가고 있는데다 지역을 회생시킬만한 뚜렷한 경제여건도 마련돼 있지 않다. 그렇다면 장흥군을 이끌어 갈 ‘선장’이라도 잘 뽑아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식 혈연문화를 타파하지 않고서는 훌륭한 일꾼을 뽑을 수도, 영입할 수도 없다.
중앙, 지방할 것 없이 세계화를 향해 치닫고 있는데 장흥지역은 잘못된 선거문화 때문에 도약의 토대를 마련하지 못하지 않을까 안타깝기 그지없다.

/김용기 <사회2부 장흥주재> ky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