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대통령 선거 경선 등으로 크게 주목 받지 못했지만, 지난 9월24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전 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지구촌을 위한 중요한 회의가 열렸다.
국가원수 80여명 등 150여 개국 정부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유엔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가 그것이다.
기후변화를 주제로 이만큼의 큰 규모의 국제회의는 그간 없었기에, 당일 행사장 주변은 크게 고무된 언론인과 환경단체 활동가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미래는 우리 손에(The Future in Our Hands)’라는 주제로 열린 회의는 국가 간 온실가스 의무감축을 규정한 교토의정서 시한이 만료되는 2012년 이후의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체계를 준비하기 위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리더십을 발휘하여 주도한 회의였다.
반기문 총장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주요 배출국이면서도 기후보호 정책에 늘 한발 물러나 있으려는 미국 부시정부에도 온난화에 대한 대책을 그간 집요하게 요구해 왔고, 이번 논의의 장에도 부시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 했다고 한다.
이런 반기문총장의 적극적인 활동은 기후변화의 문제 대응이 국가별 노력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국제적인 틀 안에서 대처해나가야 하는데, 그 대안으로 유엔이 중심에 서서 향후 협상들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지인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비준을 거부하면서 교토의정서를 탈퇴한 미국으로 인해 2012년 시한이 완료되는 교토의정서는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울지 모른다. 이런 결과에 미리 대비하고, 따로 노는 미국 때문에라도 반기문총장의 의지처럼 유엔이 주도하는 국제적 틀 안에서 대책들이 수립해야 할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절대 절명의 의무를 벗어날 수는 없다. 현재 우리나라가 교토의정서에 의한 의무감축국은 아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로 기후변화에 일조하고 있는 나라중 하나이다. 우리 스스로가 미리 준비해 가지 않음으로써 국제관계에서의 후퇴해 국가적 위기, 지역의 위기가 올 수 있다.
교토의정서가 체결된 역사적 나라이기도 한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도 각별할 것이다. 하지만 비준 발효 2년이 지난 지금 온실가스양이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일본 환경단체 관계자는 일본 정치권과 행정의 의지부족이 큰 이유라고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말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기후보호를 위해 지방정부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지난 3월 광주시에 기후보호대책을 위한 정책제안서를 전달했지만, 아직까지도 시원한 답변을 들을 수가 없다.
도심안에서 차량은 늘어만 가고 있고 에너지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의무 감축량을 할당 받았지만, 부족한 대책마련과 시민의 실천 유도책 미흡으로 온실가스 저감방안을 원자력발전소 증설로 마련하겠다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광주시도 적극 나서야 한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이르지 않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업국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