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가르기가 고착화되면서 오랫동안 감정의 골이 깊게 패여있는 나주에서 최근 보기 드문 모습이 연출됐다. 지난 10일 나주시 의원들의 모임에서다. 이날 한자리에 모인 시의원들은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무소속 의원들이 만나자는 제안을 민주당 의원들이 받아들여 이뤄진 이날 모임은 2시간 넘게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화합을 약속했다.
나주시 의회는 그동안 반목과 질시로 일관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체 의원 14명 가운데 5명의 무소속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홀대를 받으면서 민주당 의원들과 날선 대립각을 보여왔다. 의원들간 대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되돌아왔다.
지역에서는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이날의 ‘화합 회동’이 실천으로 이어질지 계속 지켜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불과 얼마전 나주에서 열렸던 박준영 전남지사와 시민과의 대화에도 대부분 의원들이 불참했기에 더욱 그렇다.
흔히 나주는 어른이 없는 도시라고 한다. 그만큼 지역여론을 선도하는 지도자들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 신뢰를 잃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이날 모임은 나주시의회가 새로운 변신을 하지 않나 하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모임이 끝날 무렵 신정훈 시장까지 참석해 손을 맞잡았다니 더욱 기대가 크다. 의회의 양대 축과 시장이 한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 자체로도 180도 변화된 모습임에 틀림없다.
시민들은 끝없는 지역 갈등에 지칠대로 지쳐 있다. 이제라도 서로 상생하고 지역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 나주시의회의 용기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정칠현 사회2부 나주 주재 chj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