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오는 19일 광주 문화예술인들의 구심체인 광주예총의 제7대 회장 선거가 실시된다. 출사표를 던진 김태욱(58·광주예총 감사), 박윤모(53·광주궁동예술극장장), 최규철(53·전남대 미대 교수)씨 등 3명의 입후보자들은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연일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광주예총은 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만만치 않다. 10개협회 5천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가장 큰 예술가 단체인데다, 문화중심도시조성 프로젝트에서 문화관광부의 민간파트너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책무가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3명의 입후보자 모두 광주 예총의 위상강화를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같은 분위기와 비례해 최근 문화예술인들 사이에서는 “광주 예총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젠 더이상 예총 회장자리가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밀때 쓰라는 ‘감투’가 아니라는 말이다.
사실 예총은 지역문화 발전의 구심체 역할을 하기 보다는 몇몇 문화계 인사들만이 참여하는 ‘그들만의 잔치’였다. 또 시가 지원하는 기금으로 근근히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당국에 끌려다니는 등 협회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면도 없지 않았다.
이런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광주예총의 차기 회장은 문화마인드와 추진력, 여기에 국제감각을 겸비한 CEO형이어야 한다. 예전처럼 시의 지원에만 의존하는 회장이 아니라, 문화수도의 위상에 걸맞는 굵직한 사업들을 기획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오랜 현장경험과 다양한 행사를 통해 문화기획자로서 검증된 후보를 골라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대책없는 몽상가는 곤란하다. 재원확보를 위해서는 집무실 보다는, 직접 현장을 누비는 수완을 발휘해야 함은 물론이다. 요즘처럼 각 단체들에 주어지는 보조금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넉넉한 재정확보는 예총의 ‘발등의 불’이다.
이와 함께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회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도 신임 회장이 해야 할 몫이다.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문광부가 이 사업의 주도권을 코드에 맞는 민예총에 넘긴지 오래됐다는 자조섞인 분위기가 팽배하다. 실제로 예총은 문화전당 설계와 같은 이슈가 제기될 때 제대로 된 정책과 비전보다는 몇몇 인사들이 감정적인 대응으로 맞서 중요정책 결정과정에서 배제됐다.
광주예총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의 임기 4년은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로 거듭나는 여정과 맞물려 있다. 인맥과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인물 중심으로 새 수장을 뽑아야 하는 이유다.
〈문화생활부장·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