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쌍둥이 자매 소설가<본보 23일자 보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은진·희진(31·광주시 광산구 도산동)씨의 올해 꿈은 서울로 가는 것이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자매는 “우선 서울로 활동무대를 옮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조금 늦은 나이에 서울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소설가로서 꿈을 펼치고 싶어서다. 서울에 비해 문학 인프라가 열악한데다 문인들이나 출판사 관계자들과의 교류도 쉽지 않은 지방에선 작가로 꿈을 키울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언니 은진씨의 경우 지난 2002년 지방지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2004년 중앙지로 재등단하기까지 변변한 작품발표 기회가 없는 신세였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지난 2004년 6월 광주 사무실을 낸 출판사 한얼미디어 역시 2년 2개월간의 악전고투끝에 지난해 8월 서울로 이전했다. ‘광주에서도 출판사가 생존할 수 있다’는 신화를 보여주겠다던 이들의 의욕은 지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두손을 들고 만 것이다. 한얼미디어 광주사무실은 2년여 동안 42종의 인문학 서적을 만들어 꽤 괜찮은 반응을 얻었다. ‘간찰’, ‘주언라이 평전’, ‘김남주 평전’ 등은 3천 부 이상을 찍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역출판사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했다. 서울에 비해 저자를 섭외하거나 정보를 얻는 과정이 수월치 않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역 문학·출판의 어려운 현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문제는 문학인프라를 둘러싼 서울과 지방간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사위기에 몰린 지방문학을 회생시키기 위해 지역 신인들을 끌어주는 인적 네트워크 구축 등 다각적 방안들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이제 막 작가의 길에 들어선 쌍둥이 자매들이 작품활동을 위해 서울행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camus@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