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쓰리엠(3M)이 나주에 여섯번째 공장을 준공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한국의 3M은 미국 3M의 자회사다. 그러나 3M이 스카치 테이프나 포스트잇 같은 사무·생활용품을 팔아 연간 20조원을 벌어들이는 거대기업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설립 104년 만에 전 세계 50여개국에서 물경 4만5천여종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3M의 성공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다름아닌 기술혁신이다. 매일 1.4개의 신제품을 만들어내는 3M의 힘은 근무시간의 15%를 개인 아이디어에 쓰라는 ‘15% 룰’, 최근 1년내 개발한 제품으로 매출의 10%를 올린다는 ‘10% 원칙’, 아이디어가 나오면 그것만을 위해 조직을 따로 만드는 ‘제품 챔피언’제도 등 특유의 조직문화에서 나왔다고 알려진다.
혁신을 동반한 원천기술 개발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그런데도 광주·전남지역의 현실은 이와 너무 동떨어져 있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지역내 24개 창업보육센터 대다수 입주업체들의 경우 외국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신기술·제품을 개발해놓고도 생산자금이나 마케팅 여력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일부 업체는 해외 관련업체와 수출을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했으나, 운전자금이 부족해 자칫 제품이 사장될 위기다.
전남지역의 한 농업벤처사업가의 처지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감에서 떫은 성분을 제거하는 ‘탈삽’기술과 고급 아이스홍시를 개발, 농림부가 선정한 신지식인으로 ‘추앙’받고 있으나, 자금이 없어 사업확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말로만 ‘기술 입국’을 부르짖는 지자체나 대출금 회수가능성만으로 주판알을 퉁기는 금융기관이 있는 한 지역기업의 생존이나 다른 지역과의 경쟁은 기대할 수 없다.
이제 지자체나 기업지원기관들이 보증을 서서라도 단 한 개의 신기술, 한 개의 기업을 살린다는 책임있는 지원을 해야 할 시점이다. 금융기관들도 신용대출을 확대한다는 ‘헛구호’만 외칠 게 아니라, 기업의 향후 성공가능성을 실질적인 대출잣대로 확대해야 한다.
3M이 운용하고 있는 ‘넌 테뉴어 그랜트(None-Tenure-Grant)’ 즉, 사업성은 불투명하지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기술을 지닌 신참연구원에게 두둑한 연구비를 지원하는 제도가 ‘타산지석’이 됐으면 하는 심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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