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장마철마다 똑같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가?
태풍 `민들레''로 한바탕 물난리를 겪은 목포시내 저지대 주민들이 행정당국에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수많은 혈세를 투입해 설치한 배수펌프장이 무용지물로 변해, 침수피해가 매년 반복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목포시내 주택·상가 157동과 논 18ha가 지난 3~4일 침수됐다. 북항 일부 도로와 3호 광장 일대는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두절됐다. 지난해에도 상가와 주택 120동, 농경지 35ha가 침수피해를 입었었다.
목포시는 배수펌프장 준공 당시 어떤 호우나 해수 역류에도 끄떡없다고 장담했었다. 하지만 막상 큰 피해가 발생하자 “집중호우와 만조가 겹쳐 어쩔 수 없었던 상황”이라고 해명할 뿐이다.
목포시는 그러나 배수펌프장과 하수시설만 믿고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면치 못한다.
`태풍 북상으로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는 언론보도에도 불구, 저지대 침수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한 양수펌프는 물론이고 모래주머니 하나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새벽녘 급히 양수기 상회를 찾아 헤메며 펌프를 구입하는 소동을 벌여야 했다.
목포시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한숨과 고통, 비난을 가슴깊이 헤아려야 한다. 지역개발에 대한 투자에 앞서, 서민들의 주거생활 안전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이번 태풍을 계기로 항구적인 침수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선<사회2부 기자.목포>ssle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