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행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지방의회의 가장 소중한 책무이자 존재이유다.
그러나 완도군의회가 최근 임시회 기간중에 보여준 `일탈''은 “좋은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식의 완도군 지방자치 현수준을 군민들에게 그대로 노출시키고 말았다.
완도군의회는 16일부터 20일까지의 일정으로 올 1차 추경예산안 심의를 벌이고 있다. 그런데 지난 17일 군의회 의원들은 추경예산안 제안설명 청취를 오후 3시께 일찌감치 마치고 아직 일과 시간이 덜끝난 오후 5시부터 완도 실내체육관에서 군청 과장급 직원들과 배구시합을 가졌다. 집행부측으로부터의 권유에 의해 마련된 이 배구시합은 집행부-의회간 화합도모와 체력증진이 명분이었다.
배구시합은 군수·군의회 의장등 30명의 의원·공무원이 참석했으며 참석자들은 시합이 끝나고 완도읍의 한 흑돼지 전문점에서 보양식으로 알려진 `애저''요리를 먹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완도군 공무원과 군의회 의원이라고 항상 긴장관계에 있으란 법은 없다. 또 체력증진을 위해 배구시합을 가진것도 나쁠건 없다. 문제는 시점이다. 군의회는 20일 당초예산보다 265억 9천만원이 증액된 추경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 예산안 가운데는 각종 관급공사의 설계변경에 따른 공사비 증액등 군의회가 당연히 따지고 넘어가야 할 사안이 수두룩 하다. 군의회는 최소한 예산심의기간 만이라도 집행부와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했다.
백보 양보하더라도 배구시합과 보양식 회식자리에 불참한 김모의원등 3명의 의원들이 뱉은 말은 귀담아 들을만 하다. “주민들이 빤히 보고있는데 무슨 낯으로 배구를 하고 술을 마셔?”
/鄭銀朝 <사회2부 부국장.완도> ejc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