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대북 비밀송금 사건'' 특검 수사 연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사 여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가.
오는 25일로 1차 수사를 마무리하는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만큼 노 대통령은 수용 여부에 대해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하는 입장이다. 현재까지 청와대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조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하고 있지만, 수사 연장과 관련해서는 “특검에서 공식 요청이 없었고, 이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수사기간 연장 불가''라는 징후도 적잖이 감지되고 있다. 남북공동선언의 정신과 남북관계 훼손 가능성을 우려하는 여론이 비등하고, 민주당내 신·구주류 모두가 한목소리로 `반대''를 주장하고 나선데 따른 기류 변화라는 얘기다. 여기에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의식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또한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특검에 관한 한 운신의 폭을 넓게 가져 갈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나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특검법을 대통령은 `여·야 합의를 통한 개정''을 전제로 공포했음에도 이 전제가 이행되지 못했던 것이다. 따라서 대통령에게도 `연장불가''의 명분을 주장할 카드가 주어져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또다시 연장 결정을 내릴지 모른다는 관측도 만만찮다. 그것은 그가 지난 3월 여당과 대다수 국무위원들의 반대을 무릅쓰고 특검법 공포 결정을 내린 과정이 너무 강렬한 인상으로 각인돼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대북송금 사건이 사법처리를 전제로 하는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과연 적절한 것이었냐 하는 점는 여전히 본질에 대한 의문으로 남는다. 실정법하에서 대북 비밀송금은 분명 위법적이지만 남북관계를 단순히 법적 잣대만으로 재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대북 비밀송금 문제는 남북평화공존이라는큰 틀의 정책목표 아래 내려졌던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에 대한 평가가 핵심이라 할 것이다.

/申 港 樂<서울지사 취재부장> hlshi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