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교육청이 이달중 실시한 각급학교 초도순시 과정에서 한 중학교 교장이 교육장의 학교방문을 거절해 말썽이다. 지난 3월 부임한 문홍태 완도교육장은 교육환경이 열악하기로 도내에서 몇손을 꼽는 관내 각 학교의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12개 읍면 학교들에 대해 초도순시를 했다. 그런데 청산도를 방문하기로 한 지난21일 교육장을 태운 배가 먼바다로 나가자마자 폭풍과 파도가 거세졌다. 할 수 없이 배를 돌린 교육장은 일정을 절약하기위해 파도가 낮은 가까운 섬을 대신 방문하기로 하고 전화로 고금면과 약산면의 학교들에 초도순시를 앞당겨 가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금중학교 Ｊ모 교장이 이를 거절했다. 고금면과 약산면의 각 학교 교장들은 갑작스런 교육장의 초도순시를 쾌히 받아들인 뒤 부랴부랴 준비를 갖춰 현장애로사항을 보고하고 교육청의 지원을 당부한 반면 고금중 Ｊ교장은 “사전 예고없는 초도순시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교육장의 방문을 거절한 것이다.
교육청측은 “특별한 격식이 필요없고 교육장이 학교현장을 둘러보는것 뿐이다”며 교장을 설득했지만 Ｊ교장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지난주까지 완도지역 52개 전 학교에 대한 초도순시는 유일하게 고금중을 뺀채 끝났다.
교육장과 교장은 인사상 동급이다. 그러나 한 행정구역의 교육행정을 총괄하는 교육장은 단위학교 교장보다 행정체계상 상급자임은 부인하지 못한다. 교육계 전반에 위계와 권위가 흔들리고 있는 요즈음, 거창한 격식을 요구하지도 않은 교육장의 방문을 교장이 막는다면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호소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은 이를 어떻게 해석할까. 절차를 따지는 교장의 생고집에 학생들만 손해를 보는건 아닐까.
/鄭銀朝<사회2부 부국장·완도>ejch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