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자신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의혹 해명은 큰 틀에서 보면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생수회사 `장수천''의 투자배경과 측근 안희정씨 투입과정, `진영'' 땅 소유주, 그리고 자신의 입장 표명 등이 그것이다.
즉 지난 95년 장수천에 보증을 서면서 인연을 맺게 됐고, 결과적으로 투자한 돈 대신 회사 경영권을 인수하게 됐으며 98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해 선봉술씨로 하여금 대표이사를 맡게 하고, 안희정씨도 투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진영의 대지와 상가 중 일부는 자신이 돈을 보태 산 것이지만 그 뒤 형으로부터 많은 액수를 갖다 썼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형의 재산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중 건평씨의 재산은 지난 80년대 초·중반부터 계속 이어져 내려온 것이며, 사고 팔고를 많이 한 것이라고 밝혀 `부동산 투기''를 사실상 인정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곁가지 의혹까진 잘라내지 못했지만 쟁점의 핵심은 소상히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은 노 대통령을 위해 담보를 제공하고 보증을 서는 과정에서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이철주, 선봉술, 이기명씨 등에 대한 부분이다.
대통령과 가깝게 지낸 이철주씨는 장수천에 두차례 걸쳐 보증을 서면서 상당액의 손실을 입었고, 선봉술씨 역시 보증 등에 따라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는 연대보증으로 인해 자신의 부동산이 압류되고 결국 헐값에 토지 등을 처분, 10억원대 이상의 손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이들이 대통령과의 끈적한 관계 등을 고려하면 당장 손을 벌릴 일은 없겠으나 대통령 입장에선 산술적이든 정신적이든 채무자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노 대통령의 자신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의혹 해명의 결과로 소위 `대통령의 채권자들''은 더욱 주목을 받게 된 셈이다.

/申港樂 hlshi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