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정권 초기에는 예외없이 `공무원 군기잡기''가 되풀이 됐다. 정치인 사정과 함께 단골메뉴였다. 새 정권 입장에서는 공무원들에게 일정 부분 긴장감을 조성할 필요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는 어떤가. 경위야 어떻든 참여정부 들어서도 이런 행태는 계속되고 있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각종 기관·단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공무원 행동강령''이 오늘(19일)부터 발효됐다.
행동강령은 지난 2월 공포된 `공무원의 청렴유지 등을 위한 행동강령''과 부패방지위원회의 운영지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동일한 기준에 의해 제정됐기 때문에 기관별 차별성이나 특징은 거의 없다.
그런데 18일 광주를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에서 예기치 않은 발언이 튀어 나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전남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공무원 행동강령이 내부 토론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천편일률적 하향식으로 제정된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대통령 스스로 행동강령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진 것이어서 주목됐다.
노 대통령은 “원래는 부처별로 토론해서 지킬 수 있는 행동강령을 만들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내부 토론이 별로 없이 만들어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투명한 공직사회는 내부에서의 자발적인 동력을 통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불안감이 느껴진다”고도 말했다.
사실 공직사회의 부패 근절은 현재 시행중인 공무원 윤리규정만 잘 지켜도 충분하다. 제도가 없어 부패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오늘 시행에 들어간 공무원 행동강령이 정권 초기 일시적 군기잡기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吳柱昇 <정치부 차장> js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