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광주비엔날레가 24일 마련한 `2002 광주비엔날레 결산간담회''에 참석한 기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오는 29일 폐막되는 4회 광주비엔날레를 되돌아보는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재단측이 자화자찬으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재단이 발표한 내용은 “이번 비엔날레가 조직·인력·예산감축을 통한 행사운영과 효용성 위주의 홍보마케팅으로 저변확대에 성공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 두시간이나 걸린 간담회였지만 개막 당시 재단측의 준비소홀과 운영미숙으로 인한 `벼락치기식 개막''의 후유증을 진지하게 반성하는 내용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재단이 자평하는 `성공 비엔날레''는 시민들이 생각하는 비엔날레와 큰 차이가 있었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이번 비엔날레처럼 분위기가 뜨지 않았던 대회는 일찌기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비엔날레를 관람한 시민들은 “참신한 전시”란 일부 평론가들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볼 것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그래서인지 4회 관람객은 총 54만1천589명(유료관객 31만3천734명)으로 역대 비엔날레 사상 가장 기록이 저조했다.
물론 예술행사의 성패를 산술적 잣대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83억원의 예산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관람객들이 외면한 행사를 어떻게 봐야 할까. `비엔날레 폐지론''까지 나올까 우려된다.
분명한 것은 이번 대회에서 노출된 홍보·운영미숙의 문제가 비단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매회마다 똑같은 문제점이 되풀이되는 것은 이번 간담회처럼 전시효과에만 급급한 때문이 아닐까?
재단은 `반성없는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는 평범한 이치를 되새겨볼 일이다.

/박 진 현<문화체육부 차장> jh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