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전이 한창인 가운데 현직 단체장인 허경만 지사가 불출마한 전남도청의 표면적 기류는 조용하다. 적막감이 감돈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민선 1·2기 7년을 집권한 허 지사의 불출마로 인한 일종의 권력 진공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밑바닥 기류는 요동치고 있다. 도청 안에 횡행하고 있는 설왕설래는 단체장의 인사권에 휘둘리는 공직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 준다.
사례 1. 도청 안에 나도는 소문 중 하나다. 최근 전남지사 유력 후보의 고교 동문 공무원들이 이 후보와 함께 식사를 했다는 얘기다. 소문은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파다하다.
“벌써부터 동문 챙기기냐” “줄서기가 시작됐군”하는 식의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사례 2. 전남도청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동료 공무원들을 흠집내는 글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업자로부터 골프접대를 받았다” “권위적이다”는 등 내용도 다양하다.
급기야 허경만 지사가 나섰다. 허 지사는 지난 3일 정례조회에서 “고발도 좋지만 익명을 무기로 동료를 비방해 조직을 흔들어서야 되겠느냐”며 자제를 당부했다.
공무원들은 예사롭지 않게 보고있다. 특정 직책을 두고 공무원들간에 인맥과 파워를 동원한 사생결단의 게임이 선거와 맞물려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례 3. 이른바 살생부다. `인사·회계 파트는 정리 대상'' `특정 지역 출신은 싹쓸이''니 하는 식으로 살벌하다. 구체적으로 `누구 누구는 찍혔다''며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선거일이 5일 앞으로 다가왔다. 직업공무원이란 자부심 속에 성실히 일하는 다수 공무원들이 단체장의 교체라는 외부 변수에 동요되지 않고 일할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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