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노풍''(노무현 후보의 바람)에 힘입어 최근 들어 힘을 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여당의 경선후보 돌풍 때
문에 영(令)을 잃어가던 청와대가 다시 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김대중대통령은 지난달 발전노조 파업문제를 정면돌파하며 민영화방안을 밀어붙였고임동원 청와대 통일특보를 북한
에 특사로 보내 그동안 소강상태에 머무르던 남북문제를 원상회복했다.
이밖에도청와대는지난3일이회창전한나라당총재의 “민주당정권의좌경화···”운운 발언에 대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서는 등 예전과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키면서도 `노풍''
에 의한 대선에서의 경쟁력 때문에 자신감을 얻어가면서 국정에도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는 `이회창 대세론''에 밀려눈치만보며복지부동하거나내막적으로등을돌렸던일부 관료들조차도눈에띠게달라졌다
는것을감지하고있다고 한다. 한 때 어두워만 보였던 김 대통령의 표정도 최근 상당히 상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
고 있다. 한마디로 청와대 내부가 모처럼 봄다운 봄을 맞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면서도청와대는민주당경선문제에대해서는너무나 조용한 분위기다. 이같은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정가 관측통들은 “경선이 끝나 민주당 후보가 확정될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청와대는 대선 후보에게 의지하려 하
겠지만, 대선후보는 득표를 위해 청와대를 멀리하려 들 것이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권을 잡은 역대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현임 대통령을 짓밟고 넘어갔던 점을 상기시키는 부분이다. 경선에서 선두
를 달리고 있는 노 후보가 벌써부터 정계개편을 말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