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이 오는 13일 청와대 출입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는다. 지난해 2월 취임 3주년을 기념해 기자들과 만난 후 간담회를 갖는 것은 1년만이다.
물론 김 대통령은 외국 순방 때 기자들과 방문국 현지에서 조찬을 한두번 가진 적은 있었으나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 할 수 있는 시간은 별로 없었다.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를 보아도 모두 임기말을 앞두고는 출입기자단과 만나는 것을 꺼리는 듯 했다. 우선 이들이 모두 임기말이 되면서 누수현상과 함께 가족이나 측근들의 비리 등 말썽으로 인해 출입기자들을 자유스럽게 만났다가는 오히려 손해라는 강박관념을 갖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김영삼 전 대통령의 경우에는 더 심한 편이었다. 아들 현철씨 사건이 진행되는 5-6개월 동안이나 출입기자들과의 접촉을 피했다. 그렇다 보니 추측보다 오보를 양산하는 결과를 빚었다는 평을 들었다.
이렇게 볼 때 대통령이 어떠한 상황아래서도 여론을 올바로 파악하고 대처해 나가기 위해서는 항상 관가의 여론보고에만 의존하지 말고 각계 각층을 직접 만나 귀를 열어 젖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면에서 김 대통령이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기로 한 것은 뒤늦은 감이 있으나 잘된 결정으로 보인다.
모처럼 갖는 간담회가 형식에 치우치지 않고 기자들이 진짜 민심과 여론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그동안 물어보고 싶었던 궁금증을 국민을 대표해 묻고, 대답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 대통령의 경우 예외이지만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는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 조차도 질문 순서를 미리 정하고 사전에 질문 내용을 대변인에게 말해 주어야 했던 웃지 못할 촌극도 있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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