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정읍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돼 있던 피의자 자살사건이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경찰은 숨진 심모(36)씨가 평소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왔다는 가족들의 말에 따라 충동적으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자살을 막지 못한것은 순전히 경찰의 책임이다.
특히 경찰서 유치장이라는 특수한 보호·감시 시설에서 이처럼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는것은 어느 이유로도 납득할수가 없다.
정읍경찰서 유치장은 지난 88년 개설됐지만 전문교도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때문에 모든 설비가 취약하다는게 경찰의 설명이다. 조명은 대단히 어두워 내부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을뿐 아니라 자체 ＣＣ-ＴＶ마저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경찰관이 일일이 내부를 돌면서 유치인의 수감상황을 살펴야 하는 실정이라는것이다. 자살과 같은 대형 사건이 벌어져도 이를 사전에 차단할수 없기 때문에 사건·사고위험이 상존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열악한 시설이나 설비만 탓할수는 없는것이다. 심씨는 지난 2일 새벽 모식당에서 술에 취한채 술을 팔지 않는다며 행패를 부려 이날 오전 유치장에 수감되었고 이후에도 소란을 피워 부득이 빈방에 수감되었다. 심씨는 일종의 요주의 수감자였다는 말이 된다.
책임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이제라도 경찰은 구조적 결함을 고치고 인력을 보강하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유치인들의 인권을 중히 여기고 권익을 보호하려는 근무자세를 확립해야 유가족들에게도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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