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Ｗ 부시 미국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아무리 생각해도 악연(?)인 듯 싶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 이후 한·미 관계는 물론 양국 대통령의 인간관계도 별로 편안 날이 없었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은 ＤＪ에 대한 대접이 굉장히 융숭한 편이었다. 백악관이나 청와대에서의 정상회담을 보면 ＤＪ를 대하는 젊은 대통령 클린턴의 표정에서는 비록 대국의 대통령이지만 파란 많았던 노(老)정객으로부터 한수(?) 배운다는 자세를 느낄 만큼 진지하고 겸허한 모습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확연히 다르다. 그가 취임하고 처음 가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그는 ＤＪ를 `Ｔhis Ｍan''이라고 호칭하는 등 결례(?)를 범했다. 그 배경에는 ＤＪ의 햇볕정책에 대한 오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부시 대통령과 ＤＪ는 한·미 관계의 가장 큰 핵심사항인 대북정책에서 상당한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시는 북한을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면에서 역대 미 대통령 가운데 가장 강한 대통령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부시의 원색적 발언에 있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사태 이후 두번이나 비상조치를 취하면서 국군 통수권자의 자격을 내세워 의회와 협의 절차도 생략한 채, 강경 발언을 일삼아 미국내에서도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공산주의와 테러를 비난하는 부시의 민주주의 신봉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지도자로서 어딘지 모르게 세련되지 못한 언행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지난달 29일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더니, 최근에는 백악관 지도부가 조건없는 대화론 등 유화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쯤되면 부시의 대북관이 오히려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다음주 한국에서 부시를 처음 맞는 ＤＪ의 대응책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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