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은 정읍시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건설교통국장이 행정직에서 전문직으로 바뀐 의미있는 날이다. 이는 지난 81년 정읍군이 정주시로 승격된 뒤 지금껏 행정직이 도맡아오던 건설국장 자리를 토목직 서기관인 손영국(56)씨가 맡음으로써 제자리를 찾았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을 비전문가보다는 전문가가 기획에서 사업의 시행 및 완료까지 맡아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런데도 지금껏 그 상식과 도리가 무시되면서 우후죽순처럼 여기 저기 빌딩이 들어서고 장기적 도시계획이 제대로 서지 않아 시민 불편과 도시 발전 저해요소가 군데군데 도사리게 됐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예로 90년대 초 시내 한복판에 우뚝 선 20층 높이의 삼화그린아파트의 경우 당시 도시계획심의위원들과 건축허가를 내줬던 정읍시가 두고두고 시민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
이처럼 상식을 벗어난 일부 건설공사는 수십년이 지나도록 “관료들의 소신행정 대신 토호들의 횡포가 기승을 부리면서 빚어진 것”이라는 입살에 오르고 있다.
잘못된 건설행정으로 인해 초래되는 시민 불편과 예산의 비효율적 투자가 지방자치단체장이나 누구를 탓한다고 해서 원상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잘못된 것은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바로잡아나가고 앞으로 더 이상 이런 일들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토목전문가 건설국장 탄생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100여명의 기술직 공무원들은 환호 속에 소신껏 맡은 책무에 최선을 다해 정읍시 도시 발전의 첨병이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15만 정읍시민들은 손 국장이 견실한 우수업체에게는 인센티브를 주는 체계를 정착시키고 건설행정에 있을 법한 부실의 고리를 없애는 역할을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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