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공직사회가 최근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정 결의를 시발로 기존의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나타나는 등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나주시 직장협의회는 지난달 22일 연초부터 자체공무원들의 비위행위 등 각종 문제점이 잇따라 노출되자 성명서를 통해 “일부 공무원들의 크고 작은 비리 행위로 전체 공직자가 부패의 온상으로 매도되고 있다”며 “해당 당사자들은 시민들과 직원들에게 정중히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직장협의회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전체 공직자가 자성·자숙하여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어서 자못 신선하다. 이후 발생된 사안에 대해서는 직장협의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직장협의회는 이어 지난 2일에는 명절때마다 관례적으로 행해져왔던 잘못된 관행이 부정부패의 악습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설날 떡값 및 선물 안주고 안받기운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특히 고위직 간부들에게 동참을 촉구하는 서신을 보내고, 홍보 플래카드 게첨과 기관·단체에 협조공문 발송에 이어 시청 정문에서부터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등 강력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7월 290여명으로 출범한 나주시 직장협의회는 최근 회원이 600여명으로 크게 늘어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명절 떡값과 촌지, 선물 등이 온정주의와 관행이라는 미명 아래 뇌물이나 청탁의 방법으로 이용되어왔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이러한 부패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자는게 직장협의회의 의도인 듯 싶다.
다른 지역 직장협의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엄정 중립을 지킬 것과 줄대기 금지 등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곳곳에서 하위직 공무원이 주축이 되어 잘못된 관행을 스스로 개선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시민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구태의연했던 공직 내부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구태를 고집하며 변화하지 않는 자는 도태될 뿐이다.
/최승렬＜사회2부 기자·나주＞srcho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