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인 89년 11월 22일 아침, 광주우산중 3학년생인 도미선양은 등교길이었다. 당시 광주시 북구 우산동 민정당사(현 한나라당사) 앞에서는 대학생들의 기습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도양은 이곳을 지나다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맞아 얼굴 등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소녀 도미선의 꿈은 깨져 버렸다. 도양을 끔찍히 사랑하던 아버지도 간병중 교통사고로 숨졌다.
이제 도미선씨로 바뀐 그녀가 지난해 말 광주시에 민주화운동 보상 신청을 냈다. 유신과 군부독재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질곡에서 온전한 삶을 버린 사람이 한둘이 아니겠지만 도씨의 경우는 `시대의 아픔''을 온몸으로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 도씨의 보상 신청이 받아 들여지기 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 우선 도씨가 민주화운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다는 객관적 사실 때문이다. 순수 법 논리로 따진다면 당시 시위를 벌인 학생들이 배상해야 하지만 배상 능력도 없고 누가 직접적 가해자인지 확인도 불가능하다.
안타깝기는 광주시도 마찬가지다. 도씨 처럼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간접적인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 대한 보상을 건의하는 건의문을 중앙보상심의위에 보내기도 했지만 회의적인 답변을 받았을 뿐이다.
그렇다면 도씨는 어디에서 피해를 보상받아야 할까. 이 대목에서 민주화보상법의 취지인 사회통합과 국민화합의 대정신을 되새겨 보자. 또 정치적·사회적 혼란기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지키지 못했던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형식적 법 논리만을 고집해서는 국민 화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도씨의 상처는 개인이나 한 가족이 안고 살아가기에 너무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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