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의회의 내홍이 깊어져가고 있다. 지난 11·15 의장불신임 의결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법원에 의해 전 의장에 대한 불신임 및 새 의장 선임에 대한 효력정지 처분이 받아들여져 반전을 거듭하면서 소모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난 11·15 의장불신임 의결 때는 광주역 이전 등 현안 사업에 대한 업무능력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그 이면에는 임기 2년의 후반기 의장자리에 대한 약속이 잠복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속(約束)의 사전적 의미는 `같이 관계하는 일에 대하여 서로 그 장래를 결정하여 둠''이라고 돼 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한 쪽은 분노를 느낄 것이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이성 보다는 감정이 앞섰을 것이다. 그리고 배신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내리고 싶은 욕망과 외적인 여건이 11·15 사태로 나타났을 것이다.
광산구의회 의원 13명중 민주당 소속이 11명이고 무소속이 2명이다. 지난번 의장불신임안은 8명이 찬성해 통과시켰고 신임 의장은 7명 찬성으로 선출됐다. 이 결과에서 의회에 내분이 일고 있으며 단합돼있지 못함을 엿볼 수 있다.
지난 11·15 이전에도 의회와 그 주변에서는 설(設)들이 무성했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든가 `불신임 의결을 해도 법원에 가면 진다''는 등의 얘기들이었다.
이같은 예측된 결과를 도외시하고 표대결을 강행한 것은 수의 우위를 믿었던지, 아니면 배신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을 것이다.
약속 여부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는 사안이다. 그들의 양심에 맡길 수 밖에 없지만 한 쪽은 위선자임이 분명하다
광산구의회는 현재 제96회 정례회를 열고 집행부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와 함께 2002년도 예산, 2001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등을 다루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해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고 새해를 여는 벽두에 내분이 일고 혼란이 계속되어서는 안된다.
내년에는 지방선거가 있다. 그렇다고 의원들이 옛말처럼 갈 길은 멀고 해는 떨어진다는 초조감에 빠져서는 안된다. 진정으로 광산구의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할 때다.
기원태＜사회2부 국장대우·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