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눈’ 습격에…교통사고 속출·농사 차질 ‘울상’
2025년 03월 18일(화) 20:50 가가
광주·전남 항공편 지연·결항 잇따라…보성선 41중 추돌 11명 부상
생육 부진·파종 포기도…강추위에 꽃·열대과일 재배농가 속앓이
생육 부진·파종 포기도…강추위에 꽃·열대과일 재배농가 속앓이


18일 오전 7시 30분께 화순군 이서면 도로에서 시내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져 도로 오른쪽 공사용 수로(높이 2m)에 빠져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승객 1명이 중상을 입고 운전자와 승객 등 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남소방 제공>
난데없는 3월 눈·강추위로 기대했던 봄 나들이는 커녕, 피해가 속출하면서 지역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사고 속출·결항도 잇따라=18일 광주·전남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지면서 항공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고, 눈길 차량 연쇄사고도 발생했다.
여수공항과 광주공항은 이날 폭설로 인한 기상상황악화로 항공편이 지연 운항되거나 결항됐다.
여수공항의 경우 이날 예정됐던 5편 중 3편이 결항, 2편은 늦게 운항했다.
오전 9시 5분에 예정돼 있던 김포행 항공편, 낮 12시와 오후 3시에 각각 예정됐던 제주행 항공편은 결항이 결정됐다. 오후 4시 40분 제주행과 오후 7시 45분 김포행 비행기는 10분 가량 지연 후 출발했다.
광주공항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5분까지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 11편이 짧게는 13분, 길게는 1시간 30분 동안 운항이 지연됐다.
교통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10시 50분께 보성 초암산 터널 인근 영암~목포 방면 왕복 도로에서는 1차로를 가던 관광버스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고 뒤따르던 차량들이 급제동하면서 41중 연쇄 추돌 사고로 이어졌다. 이날 사고로 중상 1명, 경상 10명 등 총 11명이 다쳤다.
◇농민들도 피해=눈과 강추위로 농작물 생육 조건도 나빠지면서 농민들도 속앓이를 하고 있다.
당장, 장흥지역 동계 사료 재배농가들은 지난해 파종 이후 겨울철을 지나면서도 추위가 이어져 발아율이 떨어지는 등 생육 부진을 겪고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도 파종 시기에 폭설·기온 하강 등으로 일부 농가가 파종을 포기하면서 동계사료작물 파종 면적이 계약면적(4만7000㏊)보다 1만㏊ 적은 4만5000㏊인 것으로 집계됐다.
파종 면적도 줄었지만 뿌리를 세운 작물도 감소했다. 전남지역 동계사료작물의 입모율은 전년 대비 14.7% 감소한 72.2%로 조사됐다. 어린 이삭이 자라나야하는 생육 재생기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흥지역 조사료 재배농가는 “올해는 수확량 자체가 적어 종자를 비롯한 생산비마저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나서 피해조사와 종자 구입비 지원을 일반단지와 전문단지 관계 없이 동일하게 지원하고, 급등한 무기질비료도 조속히 지원해달라”고 주장했다.
박형대(장흥 1) 전남도의원은 “현장은 행정기관이 파악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병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동구 전남한우협회 영암군회장은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려면 기온이 높아져야하는데, 오히려 날씨가 추워져서 다들 걱정”이라고 말했다.
화훼 농가들 역시 어려움이 크다.
각화동에서 27년째 화훼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국(52)씨는 “3월 초부터 꽃집은 봄장사를 준비하는데 3월에 눈이 내려서 꽃이 냉해를 입을까 걱정된다. 농장에서 꽃을 이동하고 진열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밖에 둘 수 밖에 없는데, 다 온실에서 나온 것들이라 추위에 적응이 안된상태에서 꽃들이 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들도 찾지 않고 있어 장사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운정동에서 15년째 레몬, 오렌지 등 열대과일 농사를 지어온 정국환(66)씨는 “하우스 환기를 시키려고 했다가 갑작스레 눈이 오면서 봄인데도 문을 열지 못했다”면서 “지난해도 꽃이 한창 필 무렵 갑자기 추워져 열매가 별로 맺히지 않았다. 최근까지는 좀 따뜻해서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추위가 찾아왔다”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18일 내렸던 대설주의보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모두 해제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최심신적설량(24시간 이내 새롭게 쌓인 눈이 가장 두껍게 쌓였을 때의 깊이)은 광양 백운산 10㎝, 보성 복내면 7.8㎝, 화순 백아면 7.5㎝, 구례 피아골 6.8㎝, 곡성 옥과 6.5㎝ 등이었다.
기상청은 또 오는 20일까지 영하권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0일까지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됐다.
19일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4~2도, 낮 최고 기온은 7~10도, 20일 아침까지 평년(최저 1~5도, 최고 13~16도)보다 2~7도 가량 낮겠지만, 차차 기온이 올라 20일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
◇사고 속출·결항도 잇따라=18일 광주·전남 지역에 대설 특보가 내려지면서 항공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고, 눈길 차량 연쇄사고도 발생했다.
여수공항의 경우 이날 예정됐던 5편 중 3편이 결항, 2편은 늦게 운항했다.
오전 9시 5분에 예정돼 있던 김포행 항공편, 낮 12시와 오후 3시에 각각 예정됐던 제주행 항공편은 결항이 결정됐다. 오후 4시 40분 제주행과 오후 7시 45분 김포행 비행기는 10분 가량 지연 후 출발했다.
광주공항도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35분까지 출발 예정이던 항공편 11편이 짧게는 13분, 길게는 1시간 30분 동안 운항이 지연됐다.
당장, 장흥지역 동계 사료 재배농가들은 지난해 파종 이후 겨울철을 지나면서도 추위가 이어져 발아율이 떨어지는 등 생육 부진을 겪고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도 파종 시기에 폭설·기온 하강 등으로 일부 농가가 파종을 포기하면서 동계사료작물 파종 면적이 계약면적(4만7000㏊)보다 1만㏊ 적은 4만5000㏊인 것으로 집계됐다.
파종 면적도 줄었지만 뿌리를 세운 작물도 감소했다. 전남지역 동계사료작물의 입모율은 전년 대비 14.7% 감소한 72.2%로 조사됐다. 어린 이삭이 자라나야하는 생육 재생기에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한 게 원인으로 지목된다.
장흥지역 조사료 재배농가는 “올해는 수확량 자체가 적어 종자를 비롯한 생산비마저 감당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나서 피해조사와 종자 구입비 지원을 일반단지와 전문단지 관계 없이 동일하게 지원하고, 급등한 무기질비료도 조속히 지원해달라”고 주장했다.
박형대(장흥 1) 전남도의원은 “현장은 행정기관이 파악한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향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병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동구 전남한우협회 영암군회장은 “바이러스 확산이 잦아들려면 기온이 높아져야하는데, 오히려 날씨가 추워져서 다들 걱정”이라고 말했다.
화훼 농가들 역시 어려움이 크다.
각화동에서 27년째 화훼농가를 운영하고 있는 김형국(52)씨는 “3월 초부터 꽃집은 봄장사를 준비하는데 3월에 눈이 내려서 꽃이 냉해를 입을까 걱정된다. 농장에서 꽃을 이동하고 진열하는 과정에서 일부는 밖에 둘 수 밖에 없는데, 다 온실에서 나온 것들이라 추위에 적응이 안된상태에서 꽃들이 상할 가능성이 크다”며 “고객들도 찾지 않고 있어 장사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운정동에서 15년째 레몬, 오렌지 등 열대과일 농사를 지어온 정국환(66)씨는 “하우스 환기를 시키려고 했다가 갑작스레 눈이 오면서 봄인데도 문을 열지 못했다”면서 “지난해도 꽃이 한창 필 무렵 갑자기 추워져 열매가 별로 맺히지 않았다. 최근까지는 좀 따뜻해서 기대를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추위가 찾아왔다”고 했다.
한편, 기상청은 18일 내렸던 대설주의보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모두 해제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최심신적설량(24시간 이내 새롭게 쌓인 눈이 가장 두껍게 쌓였을 때의 깊이)은 광양 백운산 10㎝, 보성 복내면 7.8㎝, 화순 백아면 7.5㎝, 구례 피아골 6.8㎝, 곡성 옥과 6.5㎝ 등이었다.
기상청은 또 오는 20일까지 영하권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20일까지 광주와 전남 대부분 지역의 아침 기온이 0도 안팎으로 낮고, 바람도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됐다.
19일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4~2도, 낮 최고 기온은 7~10도, 20일 아침까지 평년(최저 1~5도, 최고 13~16도)보다 2~7도 가량 낮겠지만, 차차 기온이 올라 20일 낮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양재희 기자 heestor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