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토해내는 집 ‘토문재’ 창작의 산실로 자리매김
2025년 02월 18일(화) 19:25 가가
해남 땅끝에 자리한 ‘인송문학촌’
세미나실·북카페·인송정 등 공간
2022년부터 260명 작가 거쳐가
올해 레지던시 작가 65명 선정
박 촌장 “고향 해남 알리고 싶어”
세미나실·북카페·인송정 등 공간
2022년부터 260명 작가 거쳐가
올해 레지던시 작가 65명 선정
박 촌장 “고향 해남 알리고 싶어”
지역 문학촌이 작가들 창작의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해남 땅 끝에 자리한 인송문학촌 토문재(촌장 박병두)는 지난 2022년부터 지금까지 260명 작가들이 거쳐 갈 만큼 창작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박병두 촌장은 30여 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고향 해남으로 지난 2020년 무렵 귀향했다. 2살 때 고향을 떠나 친구도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으로 내려온 것은 ‘문학’ 때문이었다.
“고향에 기여를 하고 싶은데 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문학 관련 공간을 지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창작을 하는 작가들의 역량에 보탬이 되고 인문학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다 문학촌을 생각하게 됐습니다.”
낙향한 그 해 송지면 송호리 땅 끝에 2300여 평 부지를 마련했다. 사재를 털어 한옥을 짓고 레지던시 공간을 마련했다. 창작실 6실을 비롯해 세미나실, 북카페 휴게실, 정자(인송정)를 신축한 것.
박 촌장 또한 등단 40년이 된 작가다. “스물한 살 때 당시 인기 프로였던 TV문학관 작품 공모에서 입선을 했다”며 “누구보다 창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레시던지 공간을 갖춘 문학촌을 건립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도 창작 레지던스 집필 공간 심사회를 열어 최근 입주 작가를 선정했다. 171명이 신청했는데 65명이 뽑혔다.
심사위원으로는 곽재구·김령 시인, 송소영 여행작가, 정찬주·이기호 소설가, 최재봉 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 등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시, 소설, 수필, 동화, 평론, 희곡, 영화, 다큐멘터리 등 작가 서류를 중심으로 등단 연도 및 매체, 저서, 공연, 수상, 작품 활동 등을 다각도로 고려했다.
올해 선정된 작가들은 문체부 산하 문예위 일부 지원을 받아 창작에 몰두할 수 있다.
박 촌장은 땅 끝에 내려오기 전 공직에 몸담고 있었다. 경찰 교육기관 교수를 하며 오랫동안 관련 강의를 했다. “저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고 싶고 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새로운 길 찾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인송문학촌과 토문재 명칭이 예사롭지 않아 물었더니 “인송(仁松)은 방송작가인 선생님이 ‘어진 소나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주셨으며 토문재(吐文齋)는 ‘글을 토해내는 집’”이라며 “창작을 하는 이들의 고충인 의식주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준다는 데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도 65명이라는 적잖은 문인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1주 단위 입주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박 촌장은 “기간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개별 작가들 사정과 연동돼 있다”며 “직장인이나 교수 등은 제각기 업무나 학사 일정 때문에 길게 입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260명이 다녀간 것은 짧은 단위 입주 프로그램의 효과”라며 “차순위 점수의 희망자들에게도 일정 부분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인원이 늘어난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문학촌을 다녀간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해 작고한 송기원 소설가를 비롯해 운영위원장인 황지우 시인, 신달자 시인, 나태주 시인, 문태준 시인, 임철우 소설가 등이 입주한 바 있다.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이에 대한 충당도 궁금했다. 그는 “전국에 문학 레지던시 공간이 18개 있는데 문예위가 3년 간 운영 현황을 토대로 심사를 해 선정한다”며 “이번에는 6개 공간이 선정됐으며 운영비 70%를 지원한다”고 했다.
문학촌 또한 사람이 모이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보니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사람의 삶과 내면, 서사를 다루는 문학인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섬세하고 개성이 강하다.
“예전에 작가로서 타 문학촌에 입주했던 경험과 지금 사재를 털어 운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나마 아내가 저를 이해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그는 토문재가 작가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땅끝 외에도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첫 땅이라는 뜻에서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며 “한편으론 좋은 문인들이 해남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제 나름의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도 보람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해남 땅 끝에 자리한 인송문학촌 토문재(촌장 박병두)는 지난 2022년부터 지금까지 260명 작가들이 거쳐 갈 만큼 창작 공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박병두 촌장은 30여 년 공직생활을 마치고 고향 해남으로 지난 2020년 무렵 귀향했다. 2살 때 고향을 떠나 친구도 없는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으로 내려온 것은 ‘문학’ 때문이었다.
낙향한 그 해 송지면 송호리 땅 끝에 2300여 평 부지를 마련했다. 사재를 털어 한옥을 짓고 레지던시 공간을 마련했다. 창작실 6실을 비롯해 세미나실, 북카페 휴게실, 정자(인송정)를 신축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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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땅끝에 있는 인송문학촌 토문재는 2022년부터 레지던시 입주작가가 260명이 다녀갈 만큼 창작의 산실로 자리잡았다. <인송문학촌 제공> |
심사위원으로는 곽재구·김령 시인, 송소영 여행작가, 정찬주·이기호 소설가, 최재봉 한겨레신문 문학전문기자 등이 참여했다.
심사위원들은 시, 소설, 수필, 동화, 평론, 희곡, 영화, 다큐멘터리 등 작가 서류를 중심으로 등단 연도 및 매체, 저서, 공연, 수상, 작품 활동 등을 다각도로 고려했다.
올해 선정된 작가들은 문체부 산하 문예위 일부 지원을 받아 창작에 몰두할 수 있다.
박 촌장은 땅 끝에 내려오기 전 공직에 몸담고 있었다. 경찰 교육기관 교수를 하며 오랫동안 관련 강의를 했다. “저만의 얽매임에서 벗어나고 싶고 또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새로운 길 찾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다.
인송문학촌과 토문재 명칭이 예사롭지 않아 물었더니 “인송(仁松)은 방송작가인 선생님이 ‘어진 소나무’라는 의미를 담아 지어주셨으며 토문재(吐文齋)는 ‘글을 토해내는 집’”이라며 “창작을 하는 이들의 고충인 의식주 문제를 일정 부분 해결해준다는 데 가치가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도 65명이라는 적잖은 문인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은 1주 단위 입주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박 촌장은 “기간이 짧다는 것은 그만큼 개별 작가들 사정과 연동돼 있다”며 “직장인이나 교수 등은 제각기 업무나 학사 일정 때문에 길게 입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260명이 다녀간 것은 짧은 단위 입주 프로그램의 효과”라며 “차순위 점수의 희망자들에게도 일정 부분 혜택이 돌아가기 때문에 인원이 늘어난 경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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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두 인송문학촌 토문재 촌장. |
운영비도 만만치 않을 텐데 이에 대한 충당도 궁금했다. 그는 “전국에 문학 레지던시 공간이 18개 있는데 문예위가 3년 간 운영 현황을 토대로 심사를 해 선정한다”며 “이번에는 6개 공간이 선정됐으며 운영비 70%를 지원한다”고 했다.
문학촌 또한 사람이 모이고 생활하는 공간이다 보니 애로사항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사람의 삶과 내면, 서사를 다루는 문학인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달리 섬세하고 개성이 강하다.
“예전에 작가로서 타 문학촌에 입주했던 경험과 지금 사재를 털어 운영하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그나마 아내가 저를 이해해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요.”
그는 토문재가 작가들로부터 관심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 땅끝 외에도 유라시아 대륙을 향한 첫 땅이라는 뜻에서도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며 “한편으론 좋은 문인들이 해남을 찾아올 수 있도록 제 나름의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도 보람이 있다”고 부연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