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물가 1%대 안정?…현실과 따로 노는 통계물가
2024년 10월 03일(목) 19:40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각각 1.6·1.7%…3년 6개월만에 최저
12개 부문 중 교통비만 하락…배추·무 등 신선식품 급등 반영 못해

/클립아트코리아

지난달 광주·전남지역 소비자물가가 둔화 추세를 보여, 3년 6개월만에 1%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둔화는 석유류와 더불어 올해 초 물가 상승을 견인해왔던 사과, 배 등 신선과실 가격이 비교적 안정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배추 등 신선식품 가격이 대폭 올라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지역민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 상승폭은 적어 지난해 폭등한 물가의 기저효과 등을 반영하지 못한 통계라는 지적도 나온다.

3일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9월 광주·전남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광주시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114.81로 전년 동월(112.98) 대비 1.6% 올랐다. 전남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달 기준 115.63으로 전년 동월보다 1.7% 상승했다. 광주·전남 모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코로나19와 국제 정세 악화로 인한 유가 상승,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물가 급등 등 잇따른 악재로 치솟았던 물가가 조금씩 완화되는 모양새다.

지역민의 체감물가를 반영하는 생활물가지수는 광주 1.3%, 전남은 1.5% 상승했다.

지난달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인한 작황부진으로 배추 등 신선식품 가격은 크게 올랐지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하락하며 석유류가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를 견인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시 신선식품지수는 지난달 기준 131.65로 전월 대비 2.6% 올랐다. 신선채소(18.5%)와 신선어개(0.9%)는 상승했고, 신선과실(-7.3%)은 하락했다.

품목별로는 배추(36.3%), 무(34.3%), 토마토(34.0%), 전복(10.7%) 등이 올랐고, 배(-39.1%), 사과(-13.8%) 등은 내렸다.

전남 신선식품지수는 134.78로 1년 새 5.0% 상승했다. 전남 역시 배추(44.5%), 파프리카(65.5%), 토마토(29.1%) 등을 비롯한 신선채소류는 올랐고, 배(-36.5%), 사과(-8.6%) 등 신선과실류는 하락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광주시는 전년 대비 12개 부문 가운데 교통비(-1.4%)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이는 지난달 국제 정세가 비교적 안정되면서 국제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경유(-11.5%), 휘발유(-7.2%)가 모두 하락했다. 전남도 역시 경유(-11.0%), 휘발유(-6.7%) 가격이 떨어지면서 교통비(-1.7%)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10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일 이란이 이스라엘 측에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국제 정세가 긴박해짐에 따라 국제 유가 역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배추 등 엽채류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역시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에서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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