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초·중·고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 좌초 위기
2024년 09월 09일(월) 20:00 가가
학부모들 극찬한 사업…25만→30만원 인상 뒤 5개 자치구 분담 거부
광주시교육청, 2년 째 예비비로 충당…내년부터 사업 추진 못할 수도
광주시교육청, 2년 째 예비비로 충당…내년부터 사업 추진 못할 수도
자녀 교육비에 허리가 휘는 학부모들에게 ‘가뭄 속 단비’ 역할을 했던 광주시의 초·중·고등학교 ‘신입생 입학준비금 지원사업’이 중단될 위기다.
광주시와 자치구, 시교육청 협력사업으로 2023년부터 중·고교 신입생에 대한 입학준비금을 기존 25만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5개 자치구들이 적게는 1000만원 대에 불과한 추가 분담금을 재정난 등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수년째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그동안 자체 예비예산으로 부족한 사업비를 충당해 온 광주시교육청은 “더 이상 타 기관 예산을 부담할 수 없다”며 5개 구에 미지급 예산과 내년도 예산 반영 등을 요구하고 있다.
9일 광주시와 시교육청, 5개 자치구에 따르면 10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2024년 광주시 교육지원심의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이상갑 광주시문화경제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광주시와 시교육청, 자치구, 시의회, 기관·단체를 대표하는 15명의 위원이 참석해 ‘2025년 교육협력지원사업(27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교육협력지원사업은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광주교육발전에 꼭 필요한 협력사업에 대해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각 기관별로 일정 재원 분담률을 확정하고 추진하는 사업이다.
이날 회의에선 교육협력지원사업 중 대표적인 신입생 입학준비금 분담률을 놓고 위원들간 이견이 예상된다. 광주시교육청이 5개 자치구의 분담률 이행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광주시와 자치구, 광주시교육청은 2022년 4만여명에 이르는 초·중·고등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초등 10만원, 중·고등 25만원씩의 입학준비금(분담률 시 25%, 구 20%, 교육청 55%)을 전국 최초로 지원했으며, 2023년부터는 중·고등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복 상한가 등을 반영해 5만원 인상한 3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5개 자치구가 2년째 인상분 5만원에 대한 추가 분담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교육현장 혼란 등을 고려해 임시 예산으로 자치구 미납액을 감당해 온 광주시교육청도 “더 이상 회계상 근거도 없는 타 기관 예산 대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23년 기준 신입생 입학준비금으로 총 104억 4000여만원이 투입됐는데, 시 교육청만 중·고교 인상분(5만원)을 반영한 57억 400여만을 편성했을 뿐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7억원에 가까운 인상분을 미편성했다.
결국 광주시교육청은 자체 예비예산으로 부족한 재원을 임시로 마련한 뒤 학부모들에게 입학준비금을 지급했다.
그나마 2024년 예산은 광주시가 3억원 규모의 인상안을 반영해 총 재원분담금 24억6400여만원을 모두 집행한 덕분에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5개 자치구는 여전히 인상분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올해 각 구별 미편성 예산을 보면 ▲동구 1793만원(총 재원분담금 1억2300만원) ▲서구 4116만원(3억1100만원) ▲남구 6114만원(4억1800만원) ▲북구 8645만원(6억300만원) ▲광산구 8585만원(6억3100만원)으로, 각 구별 재정 대비 분담 금액도 그리 크지 않다.
시 교육청은 올해도 5개 자치구가 미편성한 예산 3억여원을 떠안은 상태로, 지난 2년간 펑크 난 예산만 10억원에 이른다.5개 자치구는 2025년 예산도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인상분 추가 분담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학부모는 “지역구민들 호감 사는 선심성 사업에는 돈을 펑펑 쓰는 구청들이 1년에 수천만원에 불과한 사업비조차 부담하지 않아 학부모의 사랑을 받는 입학준비금 제도가 사라진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 5개 자치구의 재정난은 핑계일 뿐, 광주시 주도로 인상한 것에 대한 집단 반발 성격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광주시는 2022년 중·고교 신입생 입학준비금 5만원 인상 결정 당시 5개 자치구는 물론 시교육청과도 별다른 협의 없이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협력사업은 정치적 의견이나 상황은 배제하고 각 기관 간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재원분담률이 지켜져야 하며, 입학준비금 5만원 인상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교육지원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면서, “교육지원심의위에서 최종 심의·의결한 사업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새로운 교육협력사업들도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
광주시와 자치구, 시교육청 협력사업으로 2023년부터 중·고교 신입생에 대한 입학준비금을 기존 25만에서 3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5개 자치구들이 적게는 1000만원 대에 불과한 추가 분담금을 재정난 등 이해하기 힘든 이유를 들어 수년째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광주시와 시교육청, 5개 자치구에 따르면 10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2024년 광주시 교육지원심의위원회’가 예정돼 있다. 이상갑 광주시문화경제부시장을 위원장으로 광주시와 시교육청, 자치구, 시의회, 기관·단체를 대표하는 15명의 위원이 참석해 ‘2025년 교육협력지원사업(27건)’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광주시와 자치구, 광주시교육청은 2022년 4만여명에 이르는 초·중·고등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초등 10만원, 중·고등 25만원씩의 입학준비금(분담률 시 25%, 구 20%, 교육청 55%)을 전국 최초로 지원했으며, 2023년부터는 중·고등학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교복 상한가 등을 반영해 5만원 인상한 3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문제는 5개 자치구가 2년째 인상분 5만원에 대한 추가 분담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교육현장 혼란 등을 고려해 임시 예산으로 자치구 미납액을 감당해 온 광주시교육청도 “더 이상 회계상 근거도 없는 타 기관 예산 대납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2023년 기준 신입생 입학준비금으로 총 104억 4000여만원이 투입됐는데, 시 교육청만 중·고교 인상분(5만원)을 반영한 57억 400여만을 편성했을 뿐 광주시와 5개 자치구는 기관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7억원에 가까운 인상분을 미편성했다.
결국 광주시교육청은 자체 예비예산으로 부족한 재원을 임시로 마련한 뒤 학부모들에게 입학준비금을 지급했다.
그나마 2024년 예산은 광주시가 3억원 규모의 인상안을 반영해 총 재원분담금 24억6400여만원을 모두 집행한 덕분에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5개 자치구는 여전히 인상분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올해 각 구별 미편성 예산을 보면 ▲동구 1793만원(총 재원분담금 1억2300만원) ▲서구 4116만원(3억1100만원) ▲남구 6114만원(4억1800만원) ▲북구 8645만원(6억300만원) ▲광산구 8585만원(6억3100만원)으로, 각 구별 재정 대비 분담 금액도 그리 크지 않다.
시 교육청은 올해도 5개 자치구가 미편성한 예산 3억여원을 떠안은 상태로, 지난 2년간 펑크 난 예산만 10억원에 이른다.5개 자치구는 2025년 예산도 재정난 등을 이유로 인상분 추가 분담에 회의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학부모는 “지역구민들 호감 사는 선심성 사업에는 돈을 펑펑 쓰는 구청들이 1년에 수천만원에 불과한 사업비조차 부담하지 않아 학부모의 사랑을 받는 입학준비금 제도가 사라진다면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각에서 5개 자치구의 재정난은 핑계일 뿐, 광주시 주도로 인상한 것에 대한 집단 반발 성격이 크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광주시는 2022년 중·고교 신입생 입학준비금 5만원 인상 결정 당시 5개 자치구는 물론 시교육청과도 별다른 협의 없이 발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협력사업은 정치적 의견이나 상황은 배제하고 각 기관 간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재원분담률이 지켜져야 하며, 입학준비금 5만원 인상도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교육지원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확정됐다”면서, “교육지원심의위에서 최종 심의·의결한 사업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새로운 교육협력사업들도 힘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