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로 지방환자도 고난도 암수술 안전하게
2025년 11월 16일(일) 18:15
암수술의 70% 이상 달해…3년 6개월 만에 로봇수술 700례 달성
끊임없는 연구로 적응증 확대…정밀·안정성 높여 안전한 수술법 제공
김유석 조선대병원 로봇수술센터장 “지역 의료 미래 여는 암치료 혁신”

다빈치 Xi 로봇을 이용해 암환자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로봇수술은 정밀한 수술과 빠른 회복이라는 장점으로 암 치료의 표준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동안 첨단 로봇수술은 주로 수도권 대형병원에 집중되어 있었다. 지방 환자들은 수술을 위해 먼 길을 오가야 했고, 그만큼 신체적·경제적 부담도 컸다. 최근에는 지역 상급종합병원에서도 로봇수술 인프라를 확대하며 이러한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 최첨단 ‘다빈치 Xi’로 정밀하고 안전한 수술 구현=조선대병원이 지난 4일을 기준으로 2022년 4월 로봇수술 첫 시행 이후 3년 6개월 만에 로봇수술 700례를 달성하며 지역 의료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광주 최초로 4세대 첨단 로봇수술기인 ‘다빈치 Xi’를 도입해 고난도의 암수술부터 최소침습 수술까지 폭넓게 시행하고 있다. 이 장비는 10배까지 확대되는 고화질 3D 입체 영상과 손 떨림 방지 보정 기능과 정교한 손 움직임 구현으로 기존의 개복수술이나 복강경 수술보다 훨씬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특히 로봇팔 4개를 자유롭게 교체해 사용할 수 있고, 로봇 본체를 재배치하지 않아도 넓은 수술 부위를 커버할 수 있어 수술 효율성과 환자 안전성이 동시에 향상됐다. 이 같은 기술적 진보는 림프절 절제술이 필요한 고난도의 암수술이나 장기 주변 미세조직을 다루는 수술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피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함으로써 통증과 출혈이 적고 합병증 발생률이 낮은 것도 큰 장점이다. 실제로 조선대병원 로봇수술 환자들의 만족도 조사 결과, 수술 후 통증 감소와 회복 속도 면에서 기존 수술 방식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 “암수술 70%”...지역에서도 고난도 암수술 가능=조선대병원 로봇수술센터(센터장 김유석, 내분비외과 교수)는 로봇수술의 70% 이상이 위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신장암 등 고난도 암수술로 구성되어 있으며, 진료과별 로봇수술은 외과가 전체의 55.4%를 차지했고 비뇨의학과 40.9%, 이비인후과 2.1%, 산부인과 1.6% 순이라고 밝혔다.

외과를 중심으로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다양한 진료과가 참여해 암 치료의 정밀성과 안정성을 높였으며, 특히 경구 로봇 갑상선 절제술과 단일공 로봇 담낭절제술을 광주·전남 최초로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성과도 거뒀다.

로봇수술 중 70% 이상이 암수술이라는 점은 조선대병원이 단순한 수술 기술을 넘어 지역 암 치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히 수술 건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고난도 수술 경험이 풍부한 각 진료과 교수들과 전문 간호인력, 상담 코디네이터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체계적인 운영시스템이 만들어낸 결과다.

◇ 전문 인력과 첨단 시스템이 만들어낸 ‘스마트 수술 환경’=조선대병원 로봇수술센터는 개소 초기부터 ‘스마트병원’ 수준의 수술 환경 구축을 목표로 시스템을 고도화해 왔다. 로봇수술 전담 간호사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상시 협진 체계를 이루고 있으며 수술 전후 환자관리 프로세스를 표준화하여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로봇수술 과정의 데이터를 축적·분석해 수술 시간 단축, 출혈량 감소, 합병증 예방 등 구체적인 임상지표를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환자에게는 더 빠르고 안전한 회복, 의료진에게는 효율적이고 표준화된 수술 환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대병원은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15일 ‘로봇수술센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외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마취통증의학과 등 다양한 분야의 교수들이 참여해 실제 수술 경험과 연구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 지역 의료의 미래, 로봇수술이 열다=조선대병원은 첨단 기술 기반의 정밀 의료, 환자 맞춤형 치료 그리고 다학제 협력 진료를 통해 ‘지역에서도 고난도 암수술이 가능한 병원’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다.

로봇수술 700례 달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광주·전남북 지역 환자들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세계 수준의 수술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조선대병원은 로봇수술 적응증을 더욱 확대하고 인공지능(AI), 로봇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 의료의 미래를 선도하는 중심병원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김유석 로봇수술센터장은 “조선대병원은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정밀하고 안전한 암수술이 가능한 병원으로 자리 잡았다”며 “로봇수술센터의 성과는 의료진의 헌신과 환자들의 신뢰가 함께 만들어 낸 결과인 만큼 앞으로도 첨단기술과 인간 중심의 진료를 조화시켜 환자중심 의료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서승원 기자 swseo@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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