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 가는 길- 김원명 광주원음방송 교무
2022년 12월 09일(금) 00:45
평화는 싸움이 없는 상태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싸우지 않는 것에는 휴전도 있고, 냉전도 있다. 평화학자인 요한 칼퉁(Johan Galtung)은 이를 소극적 평화라 했고, 법과 제도에 의한 폭력이나 이를 정당화하는 인습·문화·사상 등 평화를 저해하는 모든 걸림돌이 제거된 상태를 적극적 평화라 하였다. 그는 평화를 성취하는 방법도 평화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정한 의미의 평화란 서로를 존중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나누는 삶뿐 아니라 모든 생명과 함께하는 상생 상화의 세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외세의 침입을 받을 수 도 있고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세상을 선도하고 함께 살아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탄도미사일과 연이은 대공포의 위험 속에 서로 상대 국가를 비방하고 싸움이 일어날 것은 상황을 전 세계는 보고 있고 그러다 보니 한반도를 전쟁의 위험이 높은 지역이라 한다. 남북이 가지고 있는 전쟁의 무기는 이미 인류가 경험한 전쟁의 참혹함을 훨씬 초월하는 무서운 살상력과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전쟁은 바로 민족의 파멸뿐만 아니라 동남아는 물론 세계 평화를 위협하게 될 것이다.

남북기본합의서와 전 정부에서의 한반도 남북 정상회담 그리고 화해와 갈등 속에서 정치적인 쇼라고 하기도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 체제를 존중하기로 한 이상 특정한 체제를 강요할 것도 우월성을 자랑할 것도 없다. 그러나 현실적 제도란 늘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 온 만큼 서로의 체제에 대하여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고 인정하면서 새로운 합의점을 도출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는 남북의 이념적 대립뿐 아니라 지역과 계층 간의 반목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비생산적이고 극한적이며 소모적인 대결 구조에서 보다 수용적이고 창의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열린 의식을 가지고 모두를 담아낼 수 있는 이념을 창출해내야 한다.

우리 역사에서 오랫동안 이어 온 회통의 사상과 3·1 운동 등에서 보여준 종교 간 협력의 전통은 모든 것을 수용하고 새로운 사상을 창출해 낼 풍부한 문화적 토양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토양에 기초하여 남과 북은 종교와 문화, 정치와 사회 등 각 부분에서 서로 긴밀하게 교류하고 협력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여 한민족 문화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종교는 예언자적 지혜를 통해 통합적이고 대동적인 제3의 길을 제시하여 원만한 합의 통일을 이룬다.

종교가 민족의 화해와 아시아의 평화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진보시키는 주역이 되기를 소망한다. 오랜 시간을 넘어오면서 통일에 대한 열망도 깊어졌고 통일에 대한 방법도 많이 연구되었다. 더욱이 다른 국가의 통일과 냉전 체제의 해체 등 국제 환경의 변화와 이에 따른 통일 논의도 활발하게 이어져 왔으며 한반도 통일 환경도 계속 변화되어 왔다. 정권이 바뀌면서 대북 관계와 남북 통일이 부정적으로 평가되거나 정책 변화가 있었지만 남북 상호 간에 화해와 상생의 길을 열고 인도주의·양보주의에 기반으로 한 교류 협력을 확대해 가며 평화 체제를 구축하고 한민족 전체의 행복을 열어가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종교인의 책무라 생각한다.

종교와 정부는 서로 만나고 한마음 한 뜻임을 확인하여 과거 식량난 해소와 한반도 숲 가꾸기 사업 등에 함께했듯이 어렵지만 잦은 교류야말로 평화로 가는 길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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