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 역사, 영웅·사랑·전쟁…시대를 품은 시의 향연
2022년 08월 05일(금) 03:00 가가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범박하게 말한다면 이 세상은 시인과 시인이 아닌 사람들로 나뉜다. 그만큼 시를 쓰고자 하는 문청도 많고 시를 사랑하는 애호가들도 많다. 도대체 시의 어떤 매력이 그렇게 사람들에게 어필을 하는 걸까?
시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시를 쓰는 시인은 드물다. 그럼에도 시를 쓰려는 사람뿐 아니라 애호가들도 늘고 있다. 인류의 역사상 각 시대마다 뛰어난 시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영감과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무한한 즐거움과 창작의 열망을 북돋웠다.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감성의 세계를 아우른 ‘시의 역사’는 망망한 언어의 바다에서 시를 건져 올렸던 당대 대표 시인들의 작품과 이야기가 나온다.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도서 평론가이며 맨 부커상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존 캐리가 저자다. 그동안 존 캐리는 ‘지식의 원천’, ‘역사의 원전’ 등을 엮었으며 에밀리 디킨슨 연구서를 발간하는 등 의미있는 책들을 펴냈다.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라는 부제처럼 이번 책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시와 시인들에 얽힌 뒷이야기를 모티브로 한다. ‘타임스’ 최고의 문학도서를 비롯해 주요 매체가 인정한 화제작으로, 그만큼 시를 좋아하거나 관심있는 독자들에게는 유용한 책이다.
저자는 고대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시대별로 유명한 시인과 대표작을 인용해 시의 역사를 조명한다. 호메로스를 비롯해 단테, 초서, 셰익스피어, 말로, 존 던, 존 밀턴, 워즈워드, 키츠와 셸리, 바이런, 괴테, 하이네, 릴케, 월트 휘트만, 엘리엇, 푸시킨 등 한번쯤 들어봤음직한 시인들이 소개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장장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졌다. 누가 지었고 왜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글자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긴 것으로 설형문자라고 불린다.
설형문자를 해독하는 비결이 소실되는 바람에 ‘길가메시’는 오랫동안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1870년경 런던의 조지 스미스라는 사람이 대영박물관에서 점토판을 연구하다가 암호를 풀었다. 길가메시는 위대한 전사로 당시 벽돌로 도시를 건설한다. 그러자 신들은 백성을 억압하는 그를 저지하기 위해 야성의 인간 엔키두를 만들기에 이른다.
중세 유럽의 거장으로는 단테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위대한 작품 ‘신곡’은 지옥과 연옥, 낙원을 방문하는 가상의 여행을 그렸다. 단테는 저주받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지옥의 형벌을 상상력으로 재현했는데 “잔혹성에 관한 천재적인 관심”이 드러난다. 특히 작품에서 지옥에 떨어져 벌을 받는 장면의 묘사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시인들로는 셰익스피오와 말로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알려진 셰익스피어는 희곡이 아닌 시를 창작했다. 가장 유명한 시는 소네트다. 여름을 소재로 사랑을 노래했던 소네트가 유명하다. “나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까?/ 그대는 더 사랑스럽고 온화하네./ 거친 바람은 5월의 사랑스러운 꽃봉우리를 흔들고/ 여름의 임대기간은 너무나 짧지만……”
셰익스피어뿐 아니라 시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애송된다.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 한 편의 시를 휴식 삼아 읽어보길 권한다.
<소소의책·2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시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많은 이들에게 읽히는 시를 쓰는 시인은 드물다. 그럼에도 시를 쓰려는 사람뿐 아니라 애호가들도 늘고 있다. 인류의 역사상 각 시대마다 뛰어난 시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저마다 영감과 상상력으로 독자들에게 무한한 즐거움과 창작의 열망을 북돋웠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다. 장장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졌다. 누가 지었고 왜 지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글자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긴 것으로 설형문자라고 불린다.
설형문자를 해독하는 비결이 소실되는 바람에 ‘길가메시’는 오랫동안 내용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1870년경 런던의 조지 스미스라는 사람이 대영박물관에서 점토판을 연구하다가 암호를 풀었다. 길가메시는 위대한 전사로 당시 벽돌로 도시를 건설한다. 그러자 신들은 백성을 억압하는 그를 저지하기 위해 야성의 인간 엔키두를 만들기에 이른다.
중세 유럽의 거장으로는 단테를 빼놓을 수 없다. 그의 위대한 작품 ‘신곡’은 지옥과 연옥, 낙원을 방문하는 가상의 여행을 그렸다. 단테는 저주받는 사람들이 받게 되는 지옥의 형벌을 상상력으로 재현했는데 “잔혹성에 관한 천재적인 관심”이 드러난다. 특히 작품에서 지옥에 떨어져 벌을 받는 장면의 묘사는 소름이 끼칠 정도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시인들로는 셰익스피오와 말로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알려진 셰익스피어는 희곡이 아닌 시를 창작했다. 가장 유명한 시는 소네트다. 여름을 소재로 사랑을 노래했던 소네트가 유명하다. “나 그대를 여름날에 비할까?/ 그대는 더 사랑스럽고 온화하네./ 거친 바람은 5월의 사랑스러운 꽃봉우리를 흔들고/ 여름의 임대기간은 너무나 짧지만……”
셰익스피어뿐 아니라 시들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도록 애송된다.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 한 편의 시를 휴식 삼아 읽어보길 권한다.
<소소의책·2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