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의 인문학-캐럴린 머천트 지음, 우석영 옮김
2022년 07월 17일(일) 10:00
우리가 살고 있는 지질시대를 ‘홀로세(沖積世)’라고 부른다. ‘홀로세’는 대략 1만~1만2000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보는데 이때부터 상대적으로 기후가 안정됐고 그 덕택에 사람들은 정착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노벨상을 수상한 파울 크뤼천과 생물학자 유진 스토머는 지난 2000년부터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인류세(人類世)’라고 부르자 제안했다.

이들은 1784년 그러니까 18세기 후반을 인류세가 시작한 시점으로 보자고 말한다. 바로 제임스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한 연도다.

미국의 대표적인 에코페미니스트 철학자 과학자인 캐럴린 머천트는 기후 위기 속 문명 전환을 위한 개론서이자 선언서 성격의 책 ‘인류세의 인문학’을 발간했다. 증기기관의 발명 이후 산업이 발전하면서 온실가스가 대폭 증가했고 그 결과로 이 시기는 빙하 핵심부에서 축적해 낸 자료에 따르면 일부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와 메탄의 대기 내 축적량이 증가하기 시작한 시기다.

저자는 인류세의 다양한 특성을 정리하고 과학기술의 역사, 문학, 예술, 철학, 종교, 윤리적 측면에서 어떻게 기휘위기가 도래한 인류세라는 시대적 위기에 대응하는지 조망한다. 저자는 인류세가 도래한 것은 단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했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 예술,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치의 전환, 관점의 전환의 일어났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류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똑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환경 부담에 관한 새롭고 설득력 있는 인식을 과학, 기술, 인문학을 토대로 짚어보는 작품. <동아시아·1만6000원>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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