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제대로 알고 공감·화해의 전시회 됐으면”
2022년 03월 29일(화) 21:10 가가
여순사건 주제로 특별전 연 순천 서예동호회 ‘청필락’
증언록 바탕 피해자 목소리·사연·글 등 작품에 담아
‘남녘의 여순 붓으로 품다’전, 갤러리 ‘청’ 5월 2일까지
증언록 바탕 피해자 목소리·사연·글 등 작품에 담아
‘남녘의 여순 붓으로 품다’전, 갤러리 ‘청’ 5월 2일까지
여수·순천 시민들에게 여순사건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아버지와 어머니, 친인척, 이웃 등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같은 상처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순천 서예인들이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 특별법) 제정을 기념하고 유족과 아픔을 나누는 특별전을 열었다. 순천교육지원청 갤러리‘청’에서 오는 5월 2일까지 열리는 특별기획전 ‘남녘의 여순 붓으로 품다’다.
전시회에는 순천 지역 서예동호회 ‘청필락’이 제작한 작품 40여점이 걸렸다. 회원 30여명이 전원 동참해 여순 10·19 증언록(순천대학교 여순연구소)을 바탕으로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사연, 글 등을 서예로 풀어냈다.
조이권(59) 청필락 회장은 “국가 권력의 어둠 속에서 눈물을 감추고 죄인처럼 지내 오신 10·19 여순사건 피해자와 유족 분들의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며 “여순사건 관련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화해와 상생을 전하는 전시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필락은 지난 2015년 창립한 동호회다. 순천문화건강센터에서 서예반을 지도한 가청 이정숙 선생과 그 제자들이 ‘배움을 계속하자’고 뜻을 모아 동호회로 발전시킨 게 시작이다. 교수·교사·공무원·방송인·직장인·자영업자 등 3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이들이 함께하고 있다.
조 회장은 “단순히 옛 사람들의 필체 흔적만 좇는 게 아니라, 서예에 현재의 삶을 녹여내 표현하고자 했다”며 “지난해 여순 특별법이 통과되는 걸 보고, 희생자·유족 분들에게 힘이 되면서 여순사건을 널리 알리는 특별전을 열자고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여순사건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우선이었죠. 순천대 여순연구소로부터 자료도 전달받고, 특별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순사건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몰랐는지 절감했고, 그만큼 적극적으로 여순사건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작품들은 지난해 8월 정기전시회에서도 일부 공개됐다. 이를 접한 이용덕 순천교육지원청교육장을 비롯해 취지에 공감한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특별전까지 열게 됐다.
회원들은 전시를 준비하며 ‘공감대’를 크게 느꼈다고 한다. 청필락 회원 중에도 아버지가 직접 사건에 관련된 이가 있었고, 이웃, 친인척이 직접 피해를 입었다는 말도 터져나왔다. 작품을 본 관람객이 자신도 직접 관련자라며 아픈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었다.
“여수·순천 지역민 모두가 직·간접적 관계자인 셈이죠.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껴요. 전시회가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서로 보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 회장은 “꾸준히 지역민들과 건강한 공감대를 이끄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 올해 8월 정기전시회에서는 ‘평화’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내적으로는 자기 인격을 도야하고, 외적으로는 지역민들과 공감하며 뜻깊은 예술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
순천 서예인들이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여순 특별법) 제정을 기념하고 유족과 아픔을 나누는 특별전을 열었다. 순천교육지원청 갤러리‘청’에서 오는 5월 2일까지 열리는 특별기획전 ‘남녘의 여순 붓으로 품다’다.
조이권(59) 청필락 회장은 “국가 권력의 어둠 속에서 눈물을 감추고 죄인처럼 지내 오신 10·19 여순사건 피해자와 유족 분들의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며 “여순사건 관련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화해와 상생을 전하는 전시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회원들이 여순사건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게 우선이었죠. 순천대 여순연구소로부터 자료도 전달받고, 특별 강의를 들었습니다. 여순사건에 대해 그동안 얼마나 몰랐는지 절감했고, 그만큼 적극적으로 여순사건을 알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작품들은 지난해 8월 정기전시회에서도 일부 공개됐다. 이를 접한 이용덕 순천교육지원청교육장을 비롯해 취지에 공감한 지역민들의 도움으로 특별전까지 열게 됐다.
회원들은 전시를 준비하며 ‘공감대’를 크게 느꼈다고 한다. 청필락 회원 중에도 아버지가 직접 사건에 관련된 이가 있었고, 이웃, 친인척이 직접 피해를 입었다는 말도 터져나왔다. 작품을 본 관람객이 자신도 직접 관련자라며 아픈 이야기를 꺼낸 적도 있었다.
“여수·순천 지역민 모두가 직·간접적 관계자인 셈이죠. 폭넓은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보람을 느껴요. 전시회가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알고, 용서와 화해를 통해 서로 보듬어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조 회장은 “꾸준히 지역민들과 건강한 공감대를 이끄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 올해 8월 정기전시회에서는 ‘평화’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자는 의견도 나왔다”며 “내적으로는 자기 인격을 도야하고, 외적으로는 지역민들과 공감하며 뜻깊은 예술을 공유하는 것이 목표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