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조사는 시작도 못했다…언제까지 자료 정리만
2021년 02월 17일(수) 21:00
5·18진상조사위 1년 활동 평가
기간 연장·증원 등 몸집만 불려
1년 되도록 조사보고서 못 내놔
58건 사건 접수 됐지만 결과 없어
향후 조사활동도 구체화 못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5·18진상조사위)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완의 5·18 과제에 대한 조속한 진상규명을 바라는 지역민의 기대에 못 미침은 물론 몸집불리기에 급급해 국민적 공감대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7일 5·18진상조사위는 최근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2020년 하반기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활동보고서’를 내놨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7월 내놓은 ‘2020년 상반기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활동보고서’에 이은 2번째 보고서이다. 하지만 두차례의 보고서를 비교해 보면 애초 계획대로 조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5·18진상조사위는 지난해 9월까지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탈북자 및 관련내용을 보도한 종합편성채널 관련자 조사보고서 ▲1980년 당시 북한군 관련 정보 및 한반도 안보상황, 한미연합사와 정보기관 등의 관련 기록 조사보고서 ▲5·18 당시 남파간첩수사 기록 등 관련 대공기록 조사보고서 ▲5·18당시 지역 계엄군, 보안사 등 군과 중앙정보부 지부 및 전남경찰관계자 조사보고서 ▲북한군 개입설 주장 소셜미디어, 유튜브 채널 등 조사보고서 ▲북한군 교범, 김일성 저작집 등 북한 자료 조사보고서 ▲전남 일대 무기고 피습사건 조사결과보고서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1년이 되도록 조사보고서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5·18진상조사위는 성과 및 향후 과제에서 5·18 관련 자료 소장현황 및 형태를 탐색하는데 큰 성과를 거뒀고 확보한 자료를 진상규명 조사과제와 관련하여 정리·분석하고 이를 조사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당초 계획에 따르면 올초에 마무리 됐어야 했다.

당초 계획에는 1년차에 조사 신청접수를 마감하고 모든 사전조사를 마무리 지어 2년차에 본 조사 활동을 한다고 했지만 2년차에 들어서도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 분석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이다.

또 1년차 안에 피해자 및 목격자 (또는 내부고발자)중심으로 청문회까지 실시하는 것도 이뤄지지 않았다. 5·18진상조사위는 기존 7개(▲최초 발포와 집단 발포 책임자 및 경위 ▲5·18민주화운동 당시 사망 사건 ▲계엄군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 ▲행방불명자의 규모 및 소재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사건 ▲탈북자의 북한특수군 광주일원 침투 주장 ▲전남 일원무기고 피습사건 )였던 직권조사사항에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상해 사건 ▲암매장지의 소재 및 유해의 발굴과 수습에 대한 사항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에 대한 경위와 사격명령자 및 시민피해자 현황 ▲5·18민주화운동 당시 공군 전투기 출격 대기 의혹 ▲계엄군에 의한 송암동 및 효천역 인근 지역 민간인 학살사건 등 5개를 추가했고, 2020년 상반기에 총 17건의 신청사건에 41건이 추가돼 총 58건의 신청사건이 접수 됐을 뿐, 조사결과를 내놓을 만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북한군 침입설을 주장한 책자에 대한 자체 검증 결과 ‘60㎞를 5시간만에 도보로 이동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는 게 전부였다.

이번 활동보고서에는 향후 조사 일정도 구체화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발표한 보고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 ‘5·18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해 5·18진상조사위의 활동 기간(1년 1회 연장→1년씩 2회 연장)과 인원(50명→70명)이 늘어 활동 범위가 확대돼 실체적 진실 규명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늘어난 외형에 비해 뚜렷한 활동계획이 없다는 점에서 외형만 늘리는데 급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전문위원의 활동결과 ‘5·18민주화운동 여성 진료기록 분류 및 정리, 여성보상신청자 전수’,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조사 지원, 국가권력에 의한 성폭력 해외사례 정리조사’,‘ 5·18 당시 무기고 탈취 관련 자료 정리 및 분석’ 등을 보면 기존자료 정리·분석을 하는 수준의 활동이 절반가량을 차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전문적인 조사·연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전문위원의 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18진상조사위가 국민들의 호응과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5·18진상조사위는 진상규명 조사활동을 위해 대국민 언론홍보에 주력했다고 활동보고서에 밝히고 있지만, 실제 5·18진상조사위는 10개 정도의 보도자료만 배포 했을 뿐이다. 이미 배포된 보도자료 내용도 유관기관들과의 업무협약이 대부분이고 5·18진상조사에 관련된 보도자료는 지난해 11월 분묘개장 및 유전자시료채취가 유일해 모든 활동을 공개한다는 ‘공개의 원칙’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었다.

또 이번 보고서에서 13개 기관으로부터 3500여 건의 문서와 2테라바이트(TB) 상당의 전자파일 확보했다고 하지만 유의미한 자료 목록조차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5·18 진상조사위 대회협력관은 “제보가 끊기는 등 조사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공개가 어려운 점들이 있다”면서 “이번 활동보고서 공개를 기점으로 조사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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