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안영희 시인 산문집 ‘슬픔이 익다’ 펴내
2020년 07월 20일(월) 00:00 가가
“가지 않은 길은 꿈의 부위에 속한다. 내가 택해 가는 일상이 나를 배반할 때, 우리는 다 가지 못한 첫사랑이라는 안개 낀 길의 저쪽을 그리움으로 배회하는 것은 아닐까. 대저 삶이란 태반이 지루하거나 고통스럽고 때로는 사막에 던져진 듯 처절하게 외로운 것이기도 하니까.”
광주 출신 안영희 시인이 산문집 ‘슬픔이 익다’(문예바다)를 펴냈다.
지난 1990년 시집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로 등단한 시인은 ‘물빛 창’, ‘그늘을 사는 법’ 등 모두 6편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산문집에서 시인은 유년의 추억, 디지털 문명에 대한 단상 등 다양한 사유를 담았다.
이번 산문집의 특징은 구구절절 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통을 겪고 나서 ‘익은’ 저자만의 직관력과 예리한 감성이 펼쳐져 있다. 산문이라기보다 장편의 대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더는 감추고 기다리고 저금해야 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며 “이쯤해서 그만 혁명처럼 창고들을 정리하고 저 뒤란 내 흙마당에게로, 자연에게로 마음의 이삿짐을 싸면서, 생애토록 쓰여졌던 먼지 속 산문들을 호명해 한 권의 책으로 엮는다”고 말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지난 1990년 시집 ‘멀어지는 것은 아름답다’로 등단한 시인은 ‘물빛 창’, ‘그늘을 사는 법’ 등 모두 6편의 시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번 산문집에서 시인은 유년의 추억, 디지털 문명에 대한 단상 등 다양한 사유를 담았다.
이번 산문집의 특징은 구구절절 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고통을 겪고 나서 ‘익은’ 저자만의 직관력과 예리한 감성이 펼쳐져 있다. 산문이라기보다 장편의 대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