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중동…석유화학 몰린 여수산단 비상
2020년 01월 08일(수) 22:55
당장은 원유 수급 문제 없지만
국제유가 상승 불러 기업 악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땐 직격탄

8일(현지시각)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피의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의존도가 높은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중동발 리스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수 국가산단 전경. <광주일보 자료사진>

석유화학 기업 120개사가 밀집한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비상이 걸렸다. 이란이 미국을 상대로 ‘피의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의존도가 높은 여수산단 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8일 여수산단 내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국제유가와 원유 수급 차질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날 새벽 이란이 이라크 미군기지를 공격했다는 소식에 사태 파악과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당장은 원유 수급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낮은데다 비축유도 상당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란이 중동 내 미국 우방국의 석유시설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는 최악의 카드에 대한 우려감 때문이다.

미국의 이란 경제 제재로 한국은 지난해 4월 이후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에서 들어오는 원유 물량은 전체의 10.9%에 달한다. 만일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통제한다면 국내 산업계가 도미노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사이의 바닷길로 세계 원유 하루 물동량의 20%에 달하는 1700만배럴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80%는 한국·중국·일본 등 아시아로 공급된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70.3%에 달하며 이 물량의 대부분인 97%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수급 문제로까지 이어지지 않더라도 중동발 불안은 국제유가 상승을 불러 석유화학 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탓이다.

한 석유화학업체 관계자는 “우리 기업이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여수산단에는 석유화학 기업 120개사를 비롯해 301개사가 입주해 있다. 정유사인 GS칼텍스가 국내처리능력의 24%인 하루 80만배럴의 원유를 정제하고 있으며,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여수NCC 등 석유화학 기업들은 에틸렌 기준으로 국내 총생산능력의 46%인 연간 436만t을 생산하고 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여수=김창화 기자 ch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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