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새째 폭염특보가 내려진 15일 광주의 낮 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은 36.1도까지 오르는 등 광주·전남이 펄펄 끓고 있다. 7월 중순만 살펴봤을 때 지난 1994년 이후 24년 만에 최고 기온이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폭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표된 7월10일부터 7월 15일까지 최근 5년간(2014~2018년) 낮 최고기온을 살펴보면 올해가 평균 33.7도 가장 높았으며 2017년 31.7도, 2014년 30.2도, 2016년 30.1도, 2015년 29.7도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의 경우 평년(1891~2010년) 28.6도보다 무려 5.1도 높았다. 최악의 무더위가 찾아온 지난 1994년(35.5도)과는 불과 1.8도 차이였다.

특히 15일 낮 최고기온은 순천 황전면 36.6도를 최고로 곡성 옥과·보성 복내 36.3도, 구례 36.2도, 광주 36.1도, 함평 35.8도, 담양 35.3도, 화순 35.1도, 광양 35도 등을 기록했다. 이는 평년보다 최고 7도 가까이 높은 수치다.

광주·전남의 폭염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15일 낮 12시 28분께 광주시 남구 신장동 논에서 2시간 가까이 농약 작업을 하던 이모(65)씨가 어지럼증을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밖에도 지난 14일부터 광주 14명 전남 7명 등이 어지럼증, 탈진 등으로 병원에 옮겨졌다.

이번 무더위는 한반도의 기상 특성과 맥을 같이 한다. 장마가 물러남에 따라 매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전역으로 확장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무더위라는 얘기다.

이번 폭염도 한반도에 있던 장마전선이 현재 중국 만주지역으로 북상하며 상대적으로 세력이 커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장기간 자리잡으면서 시작됐다. 기상청은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햇빛이 강하게 지면에 내리쬐며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은 15일 기준 목포를 제외한 광주·전남 지역 22곳 폭염특보를 발효했으며, 광주와 나주, 함평 등 12곳에 폭염경보를 발효했다.

이현규 광주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오는 25일까지 낮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을 기록하고 광주·전남 일부 지역에서는 아침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대기불안정에 의한 소나기 소식도 당분간 없어 무더위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편, 기상청은 광주·전남(남부지방)의 장마가 통상 6월 23일에 시작해 7월 23~24일에 끝나는 것으로 미뤄 아직 장마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갑작스런 변화로 장마전선이 다시 한반도로 내려올 수 있어 장마 종료를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15일 발표한 기상청 중기예보(10일 예보)를 보면 오는 25일까지 비 예보가 없어 사실상 장마는 끝난 셈이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