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역 수돗물 브랜드 제품인 ‘빛여울수’가 1회용 페트(PET)병 사용으로 환경오염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광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광주시는 전국에서 수돗물을 병에 넣어 브랜드화한 이른바 ‘병입(甁入) 수돗물’을 생산하는 자치 단체 30곳 중 지난해 기준 6번째로 많은 페트병 사용량을 기록하고 있다.

11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환경부 등에서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광주시는 지난해 빛여울수 81만7000병을 생산했다.

병입 수돗물을 생산하는 전국 30개 자치단체 중 서울시(602만4000병), 인천시(319만4739병), 대구시(282만병), 부산시(246만6720병), 대전시(151만6000병)에 이어 6번째로 많은 생산량이다. 지난해 병입 수돗물 전국 총 생산량은 3516만4786병(한국수자원공사 1207만8291병 포함)이다.

병입 수돗물은 지난 2001년 서울시가 ‘아리수’를 출시한 뒤 호응을 얻자, 광주시를 포함한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기초자치단체까지 생산 대열에 합류했다.

시는 지난 2007년부터 상수원인 동복수원지 원수를 용연정수장에서 정수해 ‘빛여울수’ 브랜드로 350㎖(홍보용)와 1.8ℓ(비상급수용)짜리를 생산하고 있다. 2007년 10만병이던 생산량은 지난해 81만병까지 늘어났고 매년 평균 70만병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병입 수돗물은 그동안 수돗물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비상 급수용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하지만, 지난 4월 경기도 쓰레기 수거 대란으로 불거진 1회용품 줄이기 열풍과 맞물리면서 우선 감축 대상으로 내몰리는 분위기다.

일단 광주시는 빛여울수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각종 행사에 홍보·식수용으로 공급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11월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시와 2014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진도군, 2013년 태풍 ‘하이옌’이 덮친 필리핀 등에 빛여울수를 지원한 사례 등을 들어 긍정적인 면이 많다는 주장이다.

시는 특히 아직까지 상수도가 공급되지 않은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빛여울수 지원은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상당수의 빛여울수가 긴급 급수용보다는 홍보용으로 쓰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다생산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피해가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생산된 빛여울수 중 홍보용(350㎖)이 93.3%(76만3000병)를 차지하는 등 매년 생산량의 90%가 각종 행사에서 사용되고 있다.

‘아리수’(서울)의 경우도 최근 3년간 총 1924만3540병이 생산됐는데 홍보용(350㎖)으로 1197만여병(62.2%)이 쓰였고, 단수나 재해지역 비상급수용(2ℓ)은 67만여병(3.5%)에 그쳤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환경오염 지적을 피해가고자 지난 2013년 유리병(375㎖) 2000병을 샘플용으로 제작하기도 했지만, 제작설비 교체에 따른 재정부담 등으로 무산됐다.

광주시상수도사업본부는 또 다른 대안으로 재활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용기 경량화 방안을 추진중이다. 빛여울수의 용기 중량(350㎖)은 23g으로, 환경부가 제시한 중량기준(최적 14.4g·권고 16.2g)을 초과하고 있어서다. 이와 별개로 환경부는 최근 광주시에 빛여울수 생산량 감축 계획안 통보를 지시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내년에 세계수영선수권 대회가 있어 빛여울수 생산량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며 “2020년부터 생산량을 감소하는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