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군의회는 해마다 12개 읍·면을 순회하며 주민과의 현장 대화의 시간을 갖고 지역주민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 들어왔다. 하지만 올해는 예전과 달리 권위적인 모습만을 주민들에게 여실히 보여줬다.

완도군의회 의원들은 지난달 16일 노화읍사무소에서 열린 주민과의 대화 때 노정철 읍장의 말실수 등을 이유로 직위해제를 요구하고, 군수에게도 본회의장 공개사과를 요구해 ‘너무 도가 지나치다’는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광주일보 10월 31일 13면〉

이에 대해 완도군은 감사팀을 노화읍에 보내 감사를 벌인 후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고 노 읍장을 훈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신우철 군수도 지난 11일 제227회 군의회 임시회에서 “공무원의 품위손상으로 군의회와 불편한 관계가 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공직기강이 확립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공직풍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군의원이 읍정 최고책임자인 읍장의 다소 서툴고, 매끄럽지 못한 업무보고를 문제삼아 지역 유관기관장과 마을이장, 주민 등 100명이 보는 자리에서 면박을 준 것도 모자라 직위해제 공문까지 보낸 것은 온당치 못했다. 이는 지방정치의 취지에도 걸맞지 않는 월권 행위이다.

군의원들은 이번 일이 “군의회의 위상과 관련된 심각한 문제”라고 하지만 군민들은 “군의원이 40년 가까이 헌신해온 읍장의 명예와 인격을 무시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권위는 자신이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존중을 받을 때 더욱 빛나는 법이다. 6·4지방선거 당시 군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뛰겠다고 약속했고, 군민들은 이를 믿고 한 표를 행사했다.

마땅히 군의원들은 자신들의 권위적인 언행에 대해 군민 앞에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그런후에 집행부와 화합해 지역발전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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