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지역의 경제는 몇 시인가?
올 1월 광주와 전남의 어음부도율은 각각 0.09%와 0.11%를 기록 전국평균의 2배에 달했다. 제조업체의 평균가동률은 70%이고 1인당 지역총생산성은 전국 최저수준이다. 매년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하는 국민생활고통지수는 더 암울하다. 2008년 광주의 체감실업률은 16개 시도중 2위이고, 생활고통지수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거리에는 빈 택시들이 줄을 서 있고, 재래시장에는 손님들이 없다. 요식업조합에 따르면 하루 평균 20여개씩의 식당이 문을 닫고, 기아자동차 공장은 일거리가 없어 휴업을 해야 할 형편이다. 자동차와 전자 중소기업들의 부도, 자영업자들의 폐업, 늘어나는 실직자로 광주경제는 암울하다.
광주시의 경제위기대책도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다. 경제살리기 비상대책위를 설치하고 예산 조기집행, 소상공인과 재래시장 영세업자들에 대한 자금지원, 일자리창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경제살리기운동본부도 지역제품사주기, 재래시장 살리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는 언 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광주시의 대책은 현실에서 전혀 효과를 체감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중에도 노동부와 광주시가 함께 추진한 사회적 일자리창출사업은 지난 연말 1천여 명의 일자리를 일거에 창출해 관심을 끌었다.
정부와 시, 구청과 공기관들은 지금 이런 실감나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수출 100억 불 넘었다고 자랑만 하고 다니다 지금 뾰족한 대책도 없는 광주시 꼴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또 염불보다 잿밥에 관심이 많다고 현장 대책은 내지 않고 혹여 내년 지방선거와 연결시켜 조직이나 만들려고 하는 지자체장들이 있다면 이는 고통 받는 국민을 가지고 농락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경제살리기 대책위 등의 조직도 위인설관으로 이름만 내놓는 사람위주에서 확실히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 주체들로 재구성하고 일을 통 크게 벌려야 한다. 공무원들이 정리한 보고서 박수나 쳐주는 일로 지역경제가 살아날 수 없다. 전시행정비용을 줄이고 가용할 재정을 몽땅 끌어 모아 큰 사회서비스 사업을 벌여 수천 개의 일자리를 만들고 서민들에 대한 직접적 생활지원에 투입해야 한다. 어려운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에 세금을 대폭 감면해줘야 한다. 지역물가단속으로 서민생활을 안정시켜줘야 한다.
지역기업이나 노조, 대학이나 사회단체들도 힘을 합해야 할 때다. 기업이 고용을 계속 유지시켜주고 대신에 그 기업의 물건을 사주고 지원하는 협력, 일자리를 서로 나누는 상생, 학생들의 취업을 확실히 만들어내는 일들이 활발히 일어나야 한다.
1980년대 초 20%가 넘는 실업 등 경제공황에 빠졌던 미국의 락포드시가 시장과 상공회의소 등을 주축으로 구성한 ‘락포드 100인 위원회’를 통해 온 힘을 다해 장단기대책을 마련해 락포드 경제위기 극복은 물론 지역경제강화까지 만들었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위기가 깊은 만큼 대책도 제대로 치열하게 세울 때다.
/김영집 참여자치 21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