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고용주라면 시각장애인을 고용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고용주들은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있을까?
필자가 섣불리 생각해 보면 모두 ‘아닙니다’라고 대답할 것 같다. 우리의 현실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추측하게 한다.
이것은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지원이 필요한 문제다.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몇십만 원의 ‘기초생활수급비’가 아니라 ‘생산적 복지투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노동이라는 사회참여를 통해 생산적 복지를 이룰 기회가 왜 주어지지 않는가를 우리 모두는 고민할 필요가 있다. 4인 가족의 경우 120만 원의 생계비와, 의료비, 급식비, 장애인 수당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게 된다.(부모가 재산이 없거나, 자녀가 부모를 부양해 줄 능력이 없을 경우)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 장애인들은 직업훈련원을 통해 또한 자기 개발을 통해 취업의 기회를 제공받고 있으나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에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생계비로 삶을 살아가고 자기개발은 물론 꾸준한 노력도 기피하고 있다.
“이들 중 충분히 일을 할 수 있는 신체적 조건과 능력이 있지만 왜 일을 하지 않느냐?” 질문에 이들은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취업을 하면 많이 벌어야 한 달에 100만 원도 안 되는 월급을 받는다. 가족을 부양하고, 매월 꾸준히 들어가는 의료비 등을 해결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금액이다.”
현행법상 이들이 취업을 하게 되면 기초생활수급자 지위를 유지할 수 없는 정부의 정책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들의 노동 의욕을 정부가 꺾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러한 장애인 복지정책 구조 때문에 ‘한번 기초생활수급자는 영원한 수급자가 된다’는 웃지 못할 말이 생겨났다.
과연 이것이 올바른 정책이라 할 수 있을까? 말로만 장애인도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제공을 하고 있지만, 형식적일 뿐 앞과 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노동부 주관하에 열린 ‘저소득층 취업패키지 지원 사업 설명회’를 다녀왔는데, 그곳에서는 또 한 번 복지정책이 잘못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사무관도 이바지하게 한 문제를 알고 있고 고민하지만 “정부의 방침에 따라 이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더 이상의 말을 잇지 못했다.
현재의 복지 정책으로,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신체를 가진 장애인을 집 밖으로 끌어내기는 힘들다. 이를테면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이 취업을 한다고 해도 일정부분 의료 혜택이나 지원금을 계속하는 것도 한가지 대안이 될 수 있겠다. 고용주의 입장에서는 장애인을 고용해 보지도 않았으면서 섣불리 ‘그들은 일을 할 수 없어’라고 단정짓는 마음을 자제해 주길 바란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이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이러한 지속적인 관심과 적절한 정책은 개인의 발전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이바지하게 되고, 국가 통합에도 한 몫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이복순 사단법인 광주시 지체장애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