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 오늘 교실에서 친구들한테 폭행 당했어요. 창피하고 자존심 상해서 옥상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는데 엄마 얼굴이 떠올라 그냥 내려왔어요.”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의 말이다.
이 피해 학생은 한 친구의 흉을 봤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했다. 피해학생은 바로 교사를 찾아갔고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어 가해학생들에게 전학, 사회봉사, 특별교육이수 등의 처분을 내렸다. 피해자는 병원에서 ‘PTSD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아이는 구토, 불면증, 두통, 대인기피증 등 심각한 증상들을 보이기 시작했고 약을 먹어야만 안정이 되고 잠을 자는 아이를 지켜보는 어머니의 몸과 마음은 점점 타들어갔다.
‘학교폭력 SOS위기 지원센터’는 지난해 7월부터 교육과학기술부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업무 협약을 맺고 학교폭력에 대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상담과 분쟁조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피해자 측의 중재신청을 받고 학교, 가해자, 피해자 측에 중재 상담을 했다. 합의 후, 피해학생은 약물치료와 함께 전문심리상담소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가해학생들도 본 기관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그럼 우리 부모들은 학교폭력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우리 아이가 선배에게 돈을 빼앗기고 폭력을 당했는데 선생님께 말하면 보복 폭행을 당할까봐 무서워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학부모 상당수는 자녀가 학교에서 금품 갈취나 폭력을 당하게 되면 분노하면서도 불안감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장난으로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며 돈을 빼앗는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이 있다.
장난으로 친구를 괴롭혔지만, 그 친구는 가슴에 상처를 안고 자살까지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학교폭력의 가장 효과적인 대처방법은 주위에 알리는 것이다. 내 가족 또는 친구, 선생님, 청소년폭력예방재단(062-521-1318)에 알려서 폭력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자신의 자녀가 폭력의 가해자가 된 경우 학부모 상당수는 당황하며 합의만을 서두른다. “우리 아이가 장난으로 때린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절대 나쁜 아이가 아닙니다.” 그렇다. 이 세상에 어느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녀가 저지른 실수를 감싸 안으려고만 한다면 그 아이는 실수가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게 될 수도 있다. 내 자녀의 실수를 바로 잡아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자녀가 피해를 입었다면 빨리 대처해 평생 가슴에 아픈 상처로 남지 않도록 치료를 해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폭력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그날을 기원하며 청소년들의 환히 웃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김재희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광주지부 상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