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고유가는 개인의 문제에서 벗어나 국가적이고 세계적인 문제이다. 치솟는 고유가 때문에 차량 10부제에서 5부제로 바뀌고 관공서에서는 2부제를 시행하고 있다. 모두가 기름값 아끼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관공서가 기름값 낭비에 앞장서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06년 12월1일 전국에서 발생한 건설폐기물은 16만8천985t이었다. 지난 2000년 12월(7만8천777t/일)을 기준으로 증가율이 조금씩 둔화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회간접자본 건설, 대규모 신도시, 뉴타운, 행정도시 건설 등 건설경기 활성화에 따른 건설수요를 감안한다면 건설폐기물의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보다 합리적이며 원활한 폐기물의 처리를 하기 위한 조치로 관급공사 중에 발생하는 100t 이상의 건설폐기물에 대하여 분리발주가 시행됐다. 이는 분리발주를 함으로써 폐기물을 시공사가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발주처(시행처)에서 책임지도록 한 것이다. 폐기물 처리가 합리적으로 바뀜에 따라 폐기물의 불법적인 처리는 많이 개선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2억원 이상의 폐기물 처리가 전국 입찰로 바뀌면서 지역 내에서 폐기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입찰에 성공한 업체가 위치한 곳까지 가지고 가서 폐기물을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국 입찰로 바뀌면서 상당부분 건설폐기물이 해당지역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백㎞를 떨어져 있는 폐기물업체로까지 수주가 이어져 폐기물을 운반하기 위해 엄청난 유류를 길에다 쏟아 붓게 되고, 업체는 물량을 늘리기 위해 불필요하거나 현장에서 재활용을 해야 하는 재활용폐기물까지도 가져감으로써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결국은 국가적 손실로까지 이어져 환경적으로나 경제논리적인 측면에서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결과를 가져온다.
더불어 재활용 규정에 대한 관련 법규가 세분화되지 못하고 형식에 치우쳐 폐기물 선별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조치 또한 시급하다고 하겠다.
현재 대한주택공사에서 시행하는 주거환경개선사업장에 대해 광주 백운동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충청지역 업체가, 방림동 사업은 울산시의 폐기물업체가 맡고 있다.
또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수변구역철거사업은 경상도 업체가, 담양군 하수관거공사는 전라북도 업체가 폐기물처리를 하고 있다. 가깝게는 150km이상에서 멀게는 300km 까지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논리에 부합되지 않는 불합리한 제도는 보완 및 제도 개선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폐기물 처리업체 선정시 지역업체에 가산점을 주거나 거리 제한 및 컨소시엄 구성 등 합리적인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를 해야 할 시점이다.


/오성민 환경보전시민연대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