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인간이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곧 ‘생명’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근원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소중한 생명을 나누어 갖는다는 것은 지극히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결코 나눌 수 없는 자비의 발현이다.
‘생명’, 그 아름답고 고귀한 것은 정신적인 마음과 육신인 몸을 말한다. 마음과 몸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일수록 복지국가이면서 선진국일 것이다. 생명 나눔의 방법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역시 장기기증과 골수기증이라 할 수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달 말 현재 장기기증 희망자의 수는 55만5천743명에 이르고 장기이식만이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대기자는 1만8천646명에 달한다. 현재 1천155건, 모두 1만3천618건의 장기이식이 실행된 실정이다.
이러한 수치는 인구의 4천880만 중 1∼2%만이 장기기증을 희망하였고, 장기이식 대기자 중 6.2%만이 장기이식을 받고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올해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 수가 지난달 말 현재 175명으로 신장, 간장, 췌장, 심장, 각막, 폐 등의 총 780건의 장기 이식이 이루어진 것은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이렇듯 장기이식에서 뇌사자 장기이식이 중요한 이유는 지난달 말 현재 뇌사자가 차지하는 장기이식 전체 비율이 68%를 차지하여 뇌사자 장기이식은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장기 기증 뇌사자 수는 1999년 162명 이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인구 100만 명당 3.1명 정도의 수준이고 인구가 비슷한 스페인의 뇌사자 장기기증은 30명, 미국은 25명으로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오스트리아, 프랑스, 아르헨티나의 경우 ‘장기기증을 절대 거부한다’는 표시가 없으면 장기기증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묵시적 동의의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운전면허증에 장기기증 의사를 표시하는 ‘장기기증의사표시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제도는 장기기증 선진국처럼 운전면허증을 신규 발급 또는 재발급 시 기증의사를 밝히면 바로 표시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장기기증을 등록한 자 중 원하는 자’에 한해서만 장기기증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표시 대상자를 애초부터 제한하고 제도 시행 전, 30여만 명에 이르는 장기기증 등록자 경우, 운전면허증에 표시를 원한다는 별도의 서명이 없으면 장기기증 의사 표시가 불가능해 문제라고 보고 있다.
장기기증은 신체를 훼손하는 것을 꺼리는 전통관습으로 인해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존엄한 인간애로 새로운 삶을 살리는 생명 나눔이라는 사고로 바뀌고 있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변화에 제도와 법으로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현지 스님·생명나눔실천 광주전남지역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