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뉴스를 검색해보면 매일 수많은 사람이 이웃과 지역을 위해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온다. 곳곳에서 자기 시간과 정성을 대가 없이 우리 사회에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자원봉사 관리자로서 이러한 자원봉사활동의 소식을 접하면 가슴 뿌듯함을 느낀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선의의 나눔과 참여의 자원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에도 ‘사회는 갈수록 더 각박해지고 공동체와는 멀어져 가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현재 광주시만 하더라도 성인 인구의 20% 이상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자원봉사 참여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함께 사는 공동체 실현의 지표인 자원봉사 참여율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우리의 미래에 대해서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이질 않는다. 이런 걱정을 가지고 자원봉사자들에게도 요구를 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때론 선의를 가지고 하는 일이 타인에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오늘도 열심히 활동할 수많은 자원봉사자에게 두 가지를 부탁하고 싶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자원봉사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자원봉사자의 성장과정을 지켜봤을 때이다. 또 이들의 힘으로 사회가 점차 변해간다는 것을 느꼈을 때도 기쁘고 즐거웠다.
자원봉사센터가 생길 때부터 주부봉사단의 일원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였던 50대 후반의 주부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대학을 졸업한 뒤 직접 사회복지시설을 만들어 운영했을 때도 진심으로 기뻤다.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자신을 바로 보고 자신의 꿈을 만들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련의 변화와 성장의 노력을 보면서 정말 바람직한 자원봉사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2000년부터 중증장애인 활동보조 활동에 참여한 수많은 자원봉사자가 중증장애인에 대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중증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현실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중요한 힘이 되어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희망을 품었다.
자원봉사자가 ‘착한 자원봉사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의롭고 본질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는 자원봉사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야 자원봉사자가 사회의 희망이 될 수 있다. 이제 자원봉사자의 이름으로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는 많은 이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변화시켜나가는 성찰적 힘을 키우고, 지역사회와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원칙, 방법, 기술을 키워나가는 민주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자원봉사활동이 서구처럼 자본주의적 병폐를 가리고 유지하는 수단으로 되는 것을 막고, 미래사회에 희망을 주는 주요한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종민 광주시 북구종합자원봉사센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