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복지국가의 목표는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 있다. 시대변화와 의식의 성장은 복지와 인권수준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확대되고 있고, 삶의 질과 연관되는 다양한 욕구들에 의해 제반 사회 환경상에서의 패러다임 또한 변화하고 있다.
장애인복지가 추구하는 목적 역시, 동일한 국민으로서 권리보장은 물론 건강한 성장과 발달 그리고 정상화(normalization)를 통해 궁극적인 사회적 통합에 이르도록 하는 목표를 지니고 있다. 그동안 보편적으로 개념화되어 왔던 시혜적 관점에서의 복지가 아닌 인권을 비롯한 교육과 고용 등 모든 영역에 있어서의 차별억제와 권리차원에서의 제도적 보장을 우선 과제로 하고 있다.
장애인의 원활한 사회참여는 의식 또는 물리적인 제반 환경여건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실적 요인들로 어려움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장애인의 사회통합은 비장애인처럼 자신이 속한 사회의 모든 활동에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장애로 인해 열등하다거나 이탈된 계층으로 취급되지 않고 지역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실천할 능력이 있는 평범한 인간으로의 인식 공유 속에 진정한 의미의 참여와 평등 실현이 전제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의식성장과 함께 장애당사자들의 부단한 사회행동의 결과들은 일부지만 뜻있는 시민사회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관련 법률의 제 개정이나 제도적 정비를 앞당기는 촉매가 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제정되기까지 7년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입법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모든 장애인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아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는 그러한 측면에서 매우 지대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복지인권 보장의 신(新) 기원으로도 평가되는 이 법은 장애인의 인권과 주권 국민으로서의 권리보장을 법적으로 명문화하고 각종 차별행위에 대한 법적 제제나 효과적인 구제를 구체적으로 담보해 낼 수 있게 됐다. 바로 이런 점에서 제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말할 것도 없겠거니와 장애인 복지인권뿐 아니라 차별과 연관되는 모든 관련법의 진화를 견인하는 효과적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음이다.
또 이러한 진보효과는 장애인의 제반 사회활동 참여를 보다 용이하도록 하는 제반 여건의 변화로 작용하면서 나아가 장애인들의 점진적 사회화와 통합사회 기반요소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이러한 여러 분야의 변화된 환경과 상호작용의 결과들은 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에 다양한 형태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매우 큰 것이 사실이다.
바야흐로 법 시행 100일에 즈음하면서 이제는 ‘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사회환경에 적응해야만 하는 후진적이고 편협한 사회가 아니라, 장애를 지닌 사람들도 적응할 수 있도록 사회 환경이 변화해야 한다’는 신(新) 사고(思考)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날이 하루속히 도래하기를 바라면서 ‘차별’이 아닌 ‘차이’에 대한 긍정적이고 건강한 이해가 널리 확산하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사)광주장애인총연합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