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홍수와 한파가 밀어닥치고 토네이도와 해일이 밀려오는 거대한 재앙 앞에서 인간은 속수무책이다. 미국의 뉴욕을 비롯한 세계의 대도시들은 점차 빙하로 뒤덮인다. 이 같은 내용은 지난 2004년 개봉됐던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의 줄거리이다.
사실 영화만큼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이미 엄청난 기상이변을 겪고 있다.
2004년 3월 충청도 지역에 내린 눈은 가히 100년만의 폭설이라 할 만큼 기상학적으로 각종 진기록을 쏟아냈다. 앞서 2002년 8월 31일 강릉지역에서는 하루 강수량이 870.5㎜를 기록하는 집중 호우가 내렸다. 우리나라의 연 강수량이 1천20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1년에 내릴 비가 거의 하루에 다 쏟아져 내린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일일 강수량이다.
기상이변은 국내 뿐아니라 지구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폭염으로 수은주가 수직 상승하면서 새로운 기록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영국과 독일은 100년, 네덜란드는 300년, 스위스는 140년, 프랑스와 벨기에는 50년 만에 각각 가장 무더운 달(月)로 기록됐다.
알프스 3대 북벽인 아이거(Eiger)를 비롯한 그랑조라스(Grandes Jorasses), 마터호른(Matterhorn,) 등 해발 3천m 이상 높은 산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아이거봉의 경우 200만㎥의 빙하 바위가 붕괴를 시작했다.
반면 아시아에서는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환경 재앙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월 미얀마 남서쪽 지역을 강타한 사이클론(cyclone)으로 10만명이 숨지고 150만명이 실종되는 사상 최악의 재난이 벌어졌다. 일본 가고시마현에서는 5일 동안 1천200㎜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수 십 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기상이변은 바로 지구 온난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지구온난화는 무분별한 산업혁명의 부산물인 환경파괴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우리는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는 빙하기 이후 지구에 닥친 가장 큰 위기다. 따라서 에너지소비를 최대한 줄이고 태양에너지, 원자력, 수력발전 등 대체에너지 개발을 앞당겨야 할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각 국의 국제협약에 의한 탄소세 부과 및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를 준수하는 등 지구촌의 모든 나라와 정부·기업·국민이 하나 돼 환경보전에 대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미래 우리 후손들에게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며 자원과 에너지절약을 실천하여 환경을 생각하게 하는 기본 윤리(철학)를 심어 주는 데 좋은 역할을 할 것이다.
/오종화 환경보전시민연대 대장